봄은 입맛을 다시 찾는 계절이다. 추운 계절 동안 움츠러들었던 몸이 바람에 깨어난다. 낮 기온이 오르고 산과 들에는 새순이 오른다. 식탁에도 초록이 올라온다. 쑥, 냉이, 달래만 봄나물이 아니다. 머위도 빼놓을 수 없다.
머위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산자락, 논두렁, 그늘진 길가에서도 쉽게 자란다. 줄기에서 잎까지 모두 식재료로 쓰인다. 생김새는 크고 넓은 잎이 돋보인다. 어릴 때 수확한 잎은 부드럽고 질감이 연하다. 지금처럼 4월에서 5월 사이 수확한 머위가 가장 맛있다.
머위 나물, 이렇게 먹으면 맛이 살아난다
향은 은은하다. 씹을수록 퍼지는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날것으로는 쓰기 어렵다. 데쳐야 한다. 끓는 물에 소금 넣고 짧게 데친 뒤, 찬물에 담그면 쓴맛이 줄어든다. 무침 반찬으로 많이 먹는다. 된장, 고추장 양념과 잘 어울린다.
머위는 비타민A 함량이 높다. 잎보다 줄기 쪽인 머위순에 더 많이 들어 있다. 눈과 피부 건강에 좋다. 칼슘도 풍부하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도 포함돼 있다. 봄철 미세먼지, 일교차로 인해 떨어진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머위는 편두통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미국·독일 공동 연구에서 머위를 섭취한 집단은 두통 빈도가 평균 48% 줄었다는 결과가 있다.
머위는 쌈이나 찜에도 쓰이지만, 가장 기본은 나물이다. 향이 강하지 않아 다른 재료와 겹치지 않고, 양념도 단순해 조리가 쉽다. 조리 시간도 짧아 입맛 없을 때 빠르게 만들 수 있다. 크기에 따라 쓰임도 다르다. 큰 머위는 쌈용으로, 작은 머위는 무침에 더 잘 어울린다.
머위 나물 무침 레시피(2인분 기준)
■ 요리 재료
작은 머위 200g, 소금 1큰술, 대파 1토막, 된장 1.5큰술, 고추장 0.5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2큰술, 매실액 1큰술, 통깨 1큰술
※ 입안의 쓴맛을 잡아주는 비밀 재료는 매실액 1큰술이다. 꼭 넣어야 제맛이 산다.
■ 만드는 법
1. 작은 머위 200g을 볼에 담아 손질한다. 밑부분에 붙은 까만 줄기만 톡 끊어준다.
2. 흙이 많은 머위를 물에 한 번 씻는다.
3.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 뒤, 소금 1큰술을 넣고 머위를 1분간 데친다.
4. 데친 머위를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꼭 짜고 다시 볼에 담는다.
5. 대파는 송송 썬다.
6. 된장 1.5큰술, 고추장 0.5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2큰술, 매실액 1큰술, 통깨 1큰술을 넣는다.
7. 된장을 손에 으깬 뒤 양념을 모두 섞어 머위와 함께 무친다.
8. 양념이 잘 배도록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 완성한다.
이렇게 만든 머위 나물은 밥반찬으로도, 비빔밥 재료로도 어울린다. 묵은지 곁들이면 봄철 밥상이 완성된다. 비슷한 시기에 나는 쪽파, 냉이와도 궁합이 좋다. 강한 향이 없어 된장국, 맑은 국에도 무난하다.
다만, 머위는 저장이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쉽게 물러진다. 지금처럼 제철일 때 사서 데친 후 냉동 보관하면 몇 달은 더 먹을 수 있다. 먹기 직전 해동하고 무치면 처음 만든 것처럼 맛이 유지된다. 잎이 더 자라면 질겨지고 맛이 떨어진다. 지금이 가장 적기다.
반찬 한 접시가 계절을 말해준다. 머위 나물은 지금 먹지 않으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식욕 떨어지는 봄철, 가장 먼저 떠올릴 나물로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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