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스트-루가항으로 향하던 무국적선"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에스토니아 해군이 11일(현지시간) 핀란드만에서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으로 의심되는 유조선을 억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에스토니아 해군 사령관은 "서류와 법적 지위를 확인하기 위해" 유조선을 억류했다고 밝혔다.
억류된 유조선은 '키왈라'호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스위스, 영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으며 이번 억류 당시 러시아의 우스트-루가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에스토니아 해군 조사 결과 키왈라호는 '무국적'(stateless)으로 확인됐다.
이 선박이 아프리카 지부티 국기를 달고 항해했다는 증명서가 있었으나 지부티 당국이 이를 부인했다고 에스토니아 해군은 전했다.
이 유조선의 선장은 중국인이었으며 선원 24명 중 대부분이 중국 또는 모리타니 출신이라고 에스토니아 당국은 전했다.
에스토니아는 이 선박이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 소속`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이 부과한 제재를 피해 원유를 수출하기 위해 국적과 소유 구조 등을 둔갑해 운영하는 유조선들을 의미한다.
노후한 유조선으로 구성된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산 원유를 세계 곳곳으로 운반했고, 러시아 정부는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자 선단은 밀수출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전력케이블 등 인프라를 훼손하는 국제법 위반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는다.
에스토니아 국경 수비대 관계자는 "지난해 한 해 동안 핀란드만에 서류가 없는 선박들이 많이 나타났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이들이 그림자 선단의 일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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