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명길 기자]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선언을 했다. 오 시장은 애초 예고했던 13일 출마선언을 하루 앞두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실패에 통렬히 반성하고 사죄한다”며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정치인에게 추진력은 물론 중요한 덕목이지만, 멈춰야 할 때는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과 탄핵’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죄를 했다. 오 시장은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정이 중단되고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통렬히 반성하며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어 "우리 당 누구도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책임, 당정 간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국민을 불안하게 한 책임, 국민의 온도를 체감하지 못하고 민심을 오독한 책임은 한 사람이 아닌 우리 모두 나눠 가져야 할 부채”라면서 "당을 오래 지켜온 중진으로서 저부터 반성하고 참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이 선고되고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 무렵부터 저는 무거운 돌덩이를 가슴에 얹은 마음으로 몇 날 며칠간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했다”며 “과연 지금이 시장직을 중도에 내려놓을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로 나서야 할 때인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면서
오 시장은 “결국 ‘국가 번영’과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보수의 소명을 품고 대선에 나서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렀다”고 대선출마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하지만,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을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진심으로 “보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기대할 수 있겠다”고 체감할 수 있다면 미약하게나마 제 한 몸 기꺼이 비켜드리고 승리의 길을 열어드려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오만이 횡행해 우리 정치가 비정상이 됐는데, 평생 정치개혁을 외쳐온 저마저 같은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보수정치에 대해 비판과 성찰을 했다. 오 시장은 “지금의 보수정치는 국민 여러분께 대안이 되기는커녕 짐이자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며 “과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도 아닌 국가 공동체여야 한다”며 “국민이 맡긴 권력을 정권재창출의 수단으로만 쓸 일이 아니라, 국민 통합과 공동의 번영을 위한 도구로 써야 한다”면서 “국민께 다시 신뢰를 받는 보수로 환골탈태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고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저는 출마의 기회를 내려놓지만, 당과 후보들에게는 딱 한 가지만 요청드린다”고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주시기 바란다”며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에게 요구했다.
오 시장은 거듭 “살가죽을 벗기는 수준의 고통스러운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면 보수 재건은 요원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당이 부자와 기득권의 편이라는 낙인을 극복하고 뒤처진 분들과 함께 걷는 정당으로 거듭난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국민께 다시 우리를 믿어달라고 간곡히 호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승전 ‘反이재명’을 넘어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 대선을 치러야 비로소 국민의 화가 녹아내리고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안마다 표 득실을 따져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하며 한쪽을 배제하는 비정상 정치의 시대를 넘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며 약자의 삶을 보듬고 대안을 고민하는 정상정치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보수정당이 그 길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을 보수 기치로 강조하면서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의 역할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저의 비전과 함께 해주시는 후보는 마음을 다하여 도와 정권재창출에 매진하겠다”면서 “더 절실한 마음으로 ‘약자 동행’의 가치를 완수하기 위한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오세훈 "한덕수 출마, 당내 분위기 상당히 가속돼...본인 스스로 의지와 결단 중요"
오 시장은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 '한덕수 총리 출마설'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당 내에서) 한 총리께 출마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상당히 가속되고 있다. 제가 깊이 존경할 정도로 많은 국민 여러분이 높은 평가를 하시는 분"이라며 "무엇보다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분은 본인 스스로의 의지와 결단으로 임해주길 바란다"면서 "나라의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스스로 밝히고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총리 출마 시 도울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오 시장은 "비전을 함께하는 후보가 있다면 도와드려야 한다"며 "당초에 대선 출마시 '약자와의 동행'과 '다시 성장'이라는 2개의 비전을 제시하려 했는데, 이 구상과 일치하는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있다면 누구라도 도와서 정권재창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불출마 결정과정에 대해 "정말 깊은 고뇌의 시간을 보냈고,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며 "다른 후보들에 비해 출마 선언을 늦은 시점으로 잡은 이유도 깊은 고민의 소산"이라며 그동안의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尹탄핵 후 당이 곧바로 대선체제로 전환한 것'과 관련 "지난 1주일 동안 당의 모습을 지켜보며 참으로 깊은 아쉬움과 염려를 지울 수 없었다"며 "저 역시 예외가 아니다. 깊게 반성해야 되고 통렬히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드려야 할 시점"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탄핵 결정 이후 아무 일 없다는 듯 당이 대선국면으로 진입해서 너도나도 대선후보가 되겠다고 나서는 당 분위기가 과연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쳐질지 고민했다"면서 "저도 함께 이를 통렬히 반성하고 국민께 용서를 구해야 비로소 대선에 임할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당을 향한 비판과 충고를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6.3 대선 불출마 선언문]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비정상의>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몇 달간 나라 안팎의 사정에 얼마나 걱정이 많으셨습니까.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정이 중단되고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통렬히 반성하며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우리 당 누구도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책임, 당정 간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국민을 불안하게 한 책임, 국민의 온도를 체감하지 못하고 민심을 오독한 책임은 한 사람이 아닌 우리 모두 나눠 가져야 할 부채입니다.
당을 오래 지켜온 중진으로서 저부터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지금의 보수정치는 국민 여러분께 대안이 되기는커녕 짐이자 근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도 아닌 국가 공동체여야 합니다.
국민이 맡긴 권력을 정권 재창출의 수단으로만 쓸 일이 아니라, 국민 통합과 공동의 번영을 위한 도구로 써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국민께 다시 신뢰를 받는 보수로 환골탈태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고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길입니다.
대통령 탄핵이 선고되고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 무렵부터 저는 무거운 돌덩이를 가슴에 얹은 마음으로 몇 날 며칠간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과연 지금이 시장직을 중도에 내려놓을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로 나서야 할 때인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결국 ‘국가 번영’과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보수의 소명을 품고 대선에 나서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국민이 믿고 의지하는 보수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라도 감수하겠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을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이 진심으로 “보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기대할 수 있겠다”고 체감할 수 있다면 미약하게나마 제 한 몸 기꺼이 비켜드리고 승리의 길을 열어드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오만이 횡행해 우리 정치가 비정상이 됐는데, 평생 정치 개혁을 외쳐온 저마저 같은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정치인에게 추진력은 물론 중요한 덕목이지만, 멈춰야 할 때는 멈추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비록 저는 출마의 기회를 내려놓지만, 당과 후보들에게는 딱 한 가지만 요청드립니다.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살가죽을 벗기는 수준의 고통스러운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면 보수 재건은 요원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당이 부자와 기득권의 편이라는 낙인을 극복하고 뒤처진 분들과 함께 걷는 정당으로 거듭난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국민께 다시 우리를 믿어달라고 간곡히 호소할 수 있습니다.
사안마다 표 득실을 따져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하며 한쪽을 배제하는 비정상 정치의 시대를 넘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며 약자의 삶을 보듬고 대안을 고민하는 정상 정치의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보수정당이 그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기승전 ‘反이재명’을 넘어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 대선을 치러야 비로소 국민의 화가 녹아내리고 기회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의 역할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저의 비전과 함께 해주시는 후보는 마음을 다하여 도와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겠습니다.
보수의 일원답게 중심을 지키고 계속 ‘국민의 삶’을 챙기겠습니다.
더 절실한 마음으로 약자 동행의 가치를 완수하기 위한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서울시장으로서 늘 그래왔듯이 수도 서울을 반석과 같이 지키며 번영을 이룸과 동시에 시민의 일상을 챙기고 어려운 처지에 내몰린 약자의 삶을 보듬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것이 서울시장으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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