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대가' 이란 외무, 트럼프 특사와 국가 명운 건 외교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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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대가' 이란 외무, 트럼프 특사와 국가 명운 건 외교담판

연합뉴스 2025-04-12 11:01: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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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만서 미국과 핵협상 대좌…트럼프, 결렬 시 군사 행동 예고

2015년 핵협상 이끈 '키맨'…美 제재·최악 경제난서 돌파구 찾을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장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과거 서방과 이란의 핵합의 타결을 주도했던 이란의 베테랑 협상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번에는 미국의 군사 위협과 경제 제재 완화라는 어려운 숙제를 지닌 채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락치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오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이끄는 대표단과 핵협상에 나선다.

외교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부동산 사업가 출신의 위트코프 특사와 달리, 이란 측 대표단을 이끄는 아락치 장관은 수많은 외교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외교관이다.

현재 이란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감정의 골이 워낙 깊어져 온 만큼 국제 사회와 이란이 이번 협상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란에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 가운데 심각한 경제난으로 미국의 제재 완화도 절박한 이란 입장에서 이번 협상은 풀어가기 쉽지 않은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 정치권은 아락치 장관의 노련한 협상력만큼은 자신하면서 여기에 일말의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란의 정치 분석가이자 정계 인사인 사이드 레이라즈는 로이터에 "아락치는 딱 맞는 시기에 적절한 자리를 맡은 적절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락치 장관이 "최고지도자로부터 오는 완전한 권위와 핵 문제의 모든 방면에 대한 깊은 지식을 지닌 이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외무장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취임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정권에서 외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아락치 장관은 2015년 이란과 미국, 유럽 등 서방이 맺은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과정에서 어려운 협상을 풀어내면서 국내외적으로 '협상의 대가'라는 평판을 얻게 됐다.

당시 외무부 차관이었던 아락치 장관은 온화하면서도 진중한 태도, 풍부한 기술적 지식을 겸비한 외교력으로 핵합의 타결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협상에 참여했던 서방 외교관들은 로이터에 아락치 장관이 "진중하고 기술적으로 지식이 풍부하며 솔직한 외교관"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한 뒤 아락치 장관은 뒤를 이은 조 바이든 전 정권과 합의 복구를 위한 협상을 처음에 주도했으나, 협상 도중 강경파 인사로 대체됐다.

1962년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아락치 장관은 10대 시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합류해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경력도 있다.

이후 1989년부터 이란 외무부에서 일하며 주 핀란드·일본 대사, 외무부 대변인 등을 거쳐 장관직에 올랐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락치 장관은 이란 군과 정치권 전반에서 당파를 가리지 않고 고른 지지를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로이터는 만약 이번 미국과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이러한 평판 덕에 아락치 장관이 내부의 비난을 피해 갈 수 있다고 짚었다.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테헤란 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모습. 2025.04.12

한편 이란 입장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오랜 미국의 제재로 망가진 경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얻어내는 것이 절박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현재 이란은 물가상승률이 3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과 화폐 가치 폭락으로 역대 최악의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의 다니엘 플레카 연구원은 블룸버그 통신에 "이란인들은 현재 1979년 건국 이래 아마도 가장 약해져 있다"고 말했다.

협상을 앞두고 양국 간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이번 협상의 목표는 이란이 핵무기를 다신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동의하지 않으면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나는 이란이 훌륭하고 행복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협상을 앞두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여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참여하기로 한 이란의 결정을 미국이 존중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번 토요일 상대의 의도와 결의를 평가할 것이며, 외교에 진실 된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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