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안영미가 진행하는 MBC FM4U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의 데이트 안영미입니다’가 생방송 중 욕설 논란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를 받았다.
방심위는 지난달 31일 전체 회의를 통해 해당 방송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제51조(방송언어) 위반을 이유로 ‘주의’라는 중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제재는 방송사 재허가나 재승인 심사 시 감점 사유로 반영되는 법정 제재에 해당한다.
문제가 된 방송은 2024년 10월 29일자로, 이날 방송에서는 아이돌 그룹 갓세븐의 영재와 더보이즈의 선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안영미는 두 사람의 팬서비스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 선우가 “팬들이 바깥에서 스케치북에 요청을 적어오면 쉬는 시간에 다 해드린다”고 말하자 “그리고 뒤돌아서 ‘씨X’ 하시는 건가요?”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신발신발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하며 웃음으로 넘겼지만, 청취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해당 발언이 생방송으로 전파를 탄 직후 청취자들은 프로그램 게시판과 SNS 등을 통해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항의했다.
이에 안영미는 다음 날인 10월 30일 방송에서 “어제 제가 방송 중 적절하지 않은 단어를 사용해 놀라셨을 분들이 계셨을 것 같다”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발언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같은 사후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류희림 방심위 위원장은 회의에서 “생방송 중 욕설이 나왔고, 제작진이 이를 인지했을 텐데 방송 말미에 즉각적인 사과가 없었다”며 “다음 날 사과 멘트를 했지만 공식 사과문은 게시하지 않았다. 다른 사례에 비추어봤을 때도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정수 위원 역시 “출연자가 아닌 진행자가 직접 욕설을 했다는 점, 그리고 사후 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에서 법정 제재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비속어 수준을 넘은 명백한 욕설이며, 사과의 진정성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견진술을 위해 방심위 회의에 출석한 남태정 MBC 라디오국 2팀장은 “안영미 씨가 당시 SNL 등에서 성인 예능 녹화와 연습을 병행하느라 매우 피곤한 상태였다”며 “재미있게 방송을 이어가려다 무의식적으로 나온 발언이며, 진행자와 제작진 모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서 더욱 철저하게 사전 검토하고, 코너 조정 등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MBC는 공식 입장을 통해 “안영미 씨에게 방송 진행 중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주지시켰으며, 사후 관리에 있어서도 소홀함이 없도록 프로그램 전체 제작진에게 재교육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 “시청자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두시의 데이트 안영미입니다’는 청취자 사연과 게스트 출연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하며 청춘층 청취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인해 공영방송 라디오 진행자의 발언 수위와 생방송 책임감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떠올랐다. 청취자들은 "생방송이라도 선을 지켜야 한다", "공영방송의 기본이 무너졌다", "사과만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시기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역시 청취자 사연 소개 과정에서 남성 생식기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적절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아 동일하게 법정 제재 ‘주의’를 받았다. 방
심위는 공중파 방송에서의 언어 사용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영미는 오랜 방송 경력과 더불어 특유의 유쾌한 입담으로 사랑받아온 방송인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진행자로서의 책임과 언행의 중요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는 반응이 크다.
또한 이번 제재는 공영방송이 생방송 중 실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방심위는 향후에도 생방송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는 철저히 심의하고, 명확한 기준에 따라 제재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MBC와 안영미 측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시청자들과의 신뢰 회복에 얼마나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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