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최근 미 관세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지주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들이 환율 급등에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해 환율 변동성에 따른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9일 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전일 대비 10.9원 오른 1484.1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487원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2일 1498.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권에 환율이 1500원 선을 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졌고, 이에 금융권에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및 은행들은 환율 상시 모니터링은 물론 수출입기업에 대한 신용점검, 특별 지원 등을 통해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기관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은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면서 자본시장과 외환업무를 중심으로 자금시장 동향 및 환율 변동 추이 등 시장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수출기업 실적 악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및 수익성 저하에 따른 신용위험 증가로 연체 및 부실 자산관리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기업 대출 부실 위험 증가에 따라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이차전지 산업 등을 중점 관리 업종에 편입해 은행 포트폴리오 정책에 반영해 여신집중도를 완화하고 있다. 또 잠재부실 영역 조기 선정 및 연체관리 강화로 자산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도 비상대책조직에서 유관부서 협의를 통해 환율 수준별 방안을 수립해 대응하고 있으며, 파생상품 등 환율 민감 자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량여신 중심 대출 취급 등 외환 여신 관리를 강화하고 보수적으로 운용해 미사용 한도를 선별적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금융권의 비상관리체제 돌입은 환율변동으로 수출입기업들의 연체율이 늘어날 경우 금융사의 RWA 관리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RWA는 원화 기준 환율이 급상승하면 외화 대출자산이 더 불어나게 돼 CET1이 하락하게 되는데, CET1은 금융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환율 변동으로 인한 밸류업 시나리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환율 급등으로 기존 경영전략 방향에 환율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선반영해 밸류업 시나리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또 환율 10원당 보통주자본비율이 0.8bp 정도 하락하는데, 이는 100원이 올라도 8bp라는 점에서 엄청난 타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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