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농가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1기 행정부 시절에도 이미 한 차례 무역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미국의 농민들은 이번 무역전쟁이 다시 그들을 파산의 길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인해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힐 경우,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을 이들은 주로 공화당 지지 지역에 거주하는 농민들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2019년까지도 미국 농가들은 이미 고율 관세의 여파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겪었으며, 그 결과 정부는 농가를 구제하기 위해 230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해야 했다.
미국의 대두 농가들은 중국을 최대 수출국으로 두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무역전쟁이 장기화된다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칼레브 래그랜드 미국대두협회 회장은 "만약 이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상당수의 농민들이 파산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무역 전쟁으로부터의 상처를 아직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옥수수 농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전체 생산량의 2%를 중국에 수출해 온 이들은 안정적인 고객층인 중국 시장을 잃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농가들이 주로 위치한 지역은 공화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인 '레드 스테이트'로 알려져 있으며, 이 지역의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리노이주를 지역구로 둔 다린 라후드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은 "농부들과 대화하면서 많은 걱정과 스트레스, 불확실성을 느낀다"면서 "우리가 무역 전쟁에 들어갈 때 보통 가장 첫 번째로 쓰이는 장기 말은 농업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는 현재 농가 구제를 위한 보조금 패키지를 논의 중이며,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모든 것은 논의 대상에 있다"고 밝혔다. 래그랜드 회장은 대부분의 농민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이번 경우에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며 "만약 우리가 계속 협상의 도구이자 '더 큰 그림'을 위한 희생양으로 사용된다면, 우리는 우리가 계속 돈을 벌 수 있도록 돕는 경제 패키지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 농가가 다시 한번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Copyright ⓒ 경기연합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