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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숙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11일 서울 중구 케이지타워에서 열린 ‘제1회 가상자산포럼’에서 “글로벌 금융 질서가 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지금, 한국이 뒤처질 경우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서 교수는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만으로는 디지털 전환 시대의 요구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금융 시스템은 자금 배분 기능이 약화돼 있고, 전통적인 통화·재정 정책만으로는 저성장 구조를 돌파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가상자산은 민간 자금 유입을 통해 정책금융을 보완하고, 혁신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까지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 교수는 “스테이블코인과 자산 토큰화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금융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통화나 실물 자산에 연동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디지털 자산이다. 비트코인처럼 시장 수요에 따라 가격이 크게 변동하는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비교적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글로벌 주요국은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지니어스 법(GENIUS Act) 2025’를 통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본격화했으며, 유럽연합(EU)과 싱가포르 등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병행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가상자산을 투기성 자산으로 분류하며 규제 위주의 대응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서 교수는 “지금의 정책 프레임으로는 디지털 경제 전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면서 “원화(KRW) 기반의 이중 스테이블코인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자산을 금융주권 확보의 전략적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지금은 디지털 금융 대전환의 골든타임”이라며 “정책·산업·금융이 단절된 채 각자 움직여서는 경제 회복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금융을 규제가 아닌 성장의 엔진으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미 국내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 교수는 “Z세대는 디지털 자산을 ‘당연한 금융’으로 받아들이는 첫 세대”라며 “대체불가능토큰(NFT)과 메타버스에서는 이미 디지털 자산이 일상적인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고, 디지털 지갑과 주류 금융 플랫폼의 거래 지원이 확산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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