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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국 광명망 등에 따르면 ‘쥐즈(귤)’라는 닉네임을 쓰는 쓰촨성의 한 여성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싹’ 5회를 보며 울다 온몸이 저려왔다”면서 “그날 밤 오열하다 호흡이 가빠져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의사가 ‘남자친구와 싸워서 흥분했냐’고 물었는데, 드라마를 보며 울다 이렇게 됐다고 말하기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쥐즈는 병원으로부터 ‘호흡성 알칼리증’이라는 병명과 함께 “마음을 가라앉히라”는 당부를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호흡성 알칼리증이란 폐에서 과다하게 호흡이 일어나 혈액에서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이 제거돼 혈중의 이산화탄소 분압이 감소하는 증상을 가리킨다. 이에 뇌혈관 수축과 뇌혈류 감소가 일어나, 짧고 잦은 현기증, 실신이 나타날 수 있다.
중국 SNS에는 ‘폭싹’을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인증하는 게시물도 경쟁하듯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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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폭발적으로 유행하는 것이 ‘김선호 윙크 챌린지’다. 이는 ‘폭싹’ 13화에서 박충섭(김선호 분)이 예비 신부 양금명(아이유 분)의 웨딩드레스 착용 모습을 처음 본 순간을 따라 하는 것이다. 극 중 충섭은 예식장에서 금명의 모습을 본 뒤 가슴에 손을 얹고 눈을 감으며 기절하는 척하고, 장난기 가득한 윙크와 미소를 보인다.
특히 천페이위, 바이루, 얀안 등 중국 인기 배우가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열풍은 더욱 커졌다. 현재 ‘김선호 챌린지’는 더우인 인기 챌린지 순위 상위 25위 안에 들었으며 샤오홍슈에서는 조회수 1억 7000만 회를 돌파, ‘좋아요’ 수도 100만 건을 넘겼다.
배우들의 챌린지 참여를 두고 중화망은 “중국과 한국 영화 및 TV 드라마 간의 문화적 상호 작용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고, 스타라이트는 “이 같은 문화적 소통은 좋은 콘텐츠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며, 이를 통해 두 나라의 팬들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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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를 마냥 반가워할 것만은 아니다. 중국에서는 본래 합법적으로 ‘폭싹’을 시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넷플릭스 서비스 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대부분 우회 접속, 불법 스트리밍으로 드라마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기관지인 장자계일보 공식 웨이보 계정에는 “장자제시 문화관광방송체육국이 ‘폭싹 속았수다’ 김원석 감독과 임상춘 작가, 주연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는 내용이 올라와 ‘도둑 시청’을 인정하는 꼴이 됐다. 초대장을 보낸 이유는 마지막 회에서 중년의 애순(문소리)이 관식(박해준)에게 “내년엔 단풍 보러 장가계 가자. 미숙이도 갔다 왔대. 엄청 자랑해”라며 장가계가 언급되기 때문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달 20일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억지 주장을 펼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먼저 다른 나라 콘텐츠를 존중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만 할 것”이라며 불법 시청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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