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첼시 팬들이 위험천만한 원정길을 다녀왔다.
11일(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스타디온 보이스카 폴스키에고 프 바르샤비에(폴란드 육군 경기장)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 첼시가 레기아바르샤바에 3-0으로 이겼다. 첼시는 오는 18일 홈구장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2차전을 갖는다.
첼시가 편안한 승리를 거뒀다. 엔초 마레스카 감독은 컨퍼런스리그에서 대거 로테이션을 돌리는 정책을 계속 이어갔다. 이날 선발진 중 콜 파머, 제이든 산초, 말로 귀스토 정도가 확고한 주전이었고 크리스토퍼 은쿤쿠나 리스 제임스 등은 부상으로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었다. 타이리스 조지, 키어넌 듀스버리홀, 브누아 바디아실, 토신 아다라비오요, 조시 아쳄퐁, 필리프 요르겐센은 컨퍼런스리그가 더 익숙하다.
그럼에도 첼시는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승리를 거뒀다. 교체 투입된 노니 마두에케 활약이 좋았다. 후반 4분 제임스의 중거리슛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문전 가까이 있던 조지가 세컨볼을 밀어넣어 첼시 1군 데뷔골을 넣었다. 후반 12분에는 산초의 패스를 받은 마두에케가 침착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29분에는 산초가 낮게 밀어준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쇄도해 차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은쿤쿠의 페널티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긴 했어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승리였다.
첼시 원정 팬 742명도 승리를 만끽했다. 영국과 폴란드 사이 거리를 생각하면 많은 숫자는 아니다. 레기아바르샤바 팬들, 그 중에서도 울트라(강성) 서포터즈인 ‘테디 보이즈 ’95’가 전 유럽에 손꼽힐 만큼 과격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는 컨퍼런스리그 애스턴빌라 원정 경기에서 레기아바르샤바 팬 46명이 경찰과 충돌한 전적이 있다. 해당 사건 이후 레기아바르샤바는 UEFA로부터 86,000파운드(약 1억 6,255만 원) 벌금과 5경기 원정팬 출입 금지 징계를 받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레기아바르샤바 강성 팬들의 위세가 대단했던 만큼 이번 경기를 앞두고 폴란드 경찰은 안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UEFA도 원정석을 742석으로 제한했다. 폴란드 경찰은 첼시 원정 팬들이 경기장으로 가는 경로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한편 첼시 팬들이 파란 유니폼을 경기장 바깥에서 입지 않을 걸 요청했다. 불필요한 소동이 일어나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첼시 원정 팬들은 경기가 끝나고도 한 시간 가까이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첼시 전담 기자 키어런 길에 따르면 첼시 원정 팬 742명은 경기 종료 후 1시간가량을 추위 속에서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이 역시 경기장 바깥에 있을 레기아바르샤바 울트라와 충돌을 막고자 하는 의도였다.
마레스카 감독 역시 경기 전 첼시 선수들에게 레기아바르샤바 홈구장 분위기를 전하는 영상을 시청하며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게끔 도왔다. 관련해 “경기장 위에서 무엇을 할지는 물론 선수들이 어느 경기장에 가는지 보여줘야 할 때도 있다. 첼시에는 세계 각지에서 선수들이 있다. 그들 중 일부는 경기장 환경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사진= 영국 '데일리 메일'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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