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토요시. 그믐달 모양 분지에 위치한 데다가 그 가운데에 흐르는 쿠마 강이 급류로 유명해서 그만큼 안개가 엄청나게 짙게 끼는 걸로 유명하다.
무슨 해무낀줄 알았음;; 여긴 분명 내륙인데;;
뭔가 11월 말이라서 그런지 이 풍경을 보고 괜히 크리스마스 기분이 느껴졌다...
버려진 히토요시역. JR역무원(야쓰시로행 대체 버스 업무)도 있고 쿠마가와 철도 사무소도 열려있지만...
그래도 올해부터는 히고니시무라역까지만 운영하던 유노마에선이 히토요시역 사이의 철도까지 복구해서 완전히 정상 운영한다고 함. 무려 5년만의 일이다.
아무튼 히토요시역 반대편으로 건너가면 '오무라요코아나군'이라는 고분이 있다. 날씨 때문에 엄청 으시시했음.
암벽 뒷편으로 돌아서 올라가는 계단을 찾으면 고분이 더 나오기는 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음.
클로버필드가 생각나는 짙은 안개를 뚫고 버스를 타자. 동네 사람들이나 버스 기사들한테는 익숙한 모양이더라.
현재 시각 8시... 가시거리는 250미터 정도??
아마미야 신사는 이 근방의 유일한 관광거리다 보니까 곳곳에 표지판들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퍼온 사진)맑은 날에 보면 이렇게 논밭 가운데에 툭 튀어나와 있는 언덕이 나름 유명한 곳인데...
구와아아악
논밭에 툭 튀어 나와있는 이 작은 언덕에 신사가 지어져 있다.
올라가는 길...
뭔가 이런 신사들은 진짜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라 습관적으로 뒤를 돌아보게 된다. 하도 들쑤시고 다녀서 지브리스럽게 어딘가 줫같은 곳으로 납치당할까봐 무서움...
중간에 있는 그루터기에는 토토로가 놓여있었음.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게 아닌가 보다.
아마미야 신사. 바닥도 특이하게 반은 흙이고 반은 나무 뿌리로 덮여있고, 짙은 안개 때문에 특히 신비로운 분위기이긴 했음.
뭔가 나무 껍질이 나선 모양, 강선처럼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찍었음.
논밭 가운데 높은 언덕 위, 게다가 경내 전체가 나무로 빽빽하게 둘러쌓여 있는게 비밀 공간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신사였다.
아마미야 신사는 나츠메 우인장의 오프닝에 나오는 신사라 성지순례객들을 위한 팬서비스도 갖춰져 있다.
나츠메 우인장이 거의 히토요시를 위해 만들어지기도 했고, 히토요시도 나츠메 우인장을 위한 홍보를 하고 있어서 분지 곳곳에서 나츠메 우인장과 관련된 걸 꾸준히 찾아볼 수 있음. 그냥 보러 온 건데 자꾸 나보고 성지순례객이냐 묻는 동네 사람들에 은근 곤란했다...
성지순례객들은 오프닝에 안 나와서 지나치지만, 나같은 사람은 비밀 공간의 비밀 공간은 놓칠 수 없는지라 봐야하는 곳이 하나 더 있다.
표지판을 따라 아슬아슬한 절벽 근처에서 계단을 찾아 내려오면 '샨샨쿠구리', 삼산굴을 찾을 수 있다. 그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사람 1명도 겨우 통과할 정도로 작은 틈이 있는데, 이 굴을 통과할 수 있으면 행복이고 순산이고 금전운이고 죄다 들어온다고 한다.
사가라 나가히로(11대 다이묘)가 절박한 마음에 이 굴을 통과하고 남아를 얻었다는 이야기에 기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멸치라서 통과하기 쉬웠죠? 빠른 입금 부탁드립니다.
굴을 통과하면 한켠에는 작은 신사가 모셔져 있다. 순산과 관련된 전설이 내려지는 만큼 안에는 모자가 모셔져 있다.
참고로 뒷편은 바로 절벽임... 아마미야 신사의 세계 끝을 알리는 장치는 쇠사슬 난간 밖에 없다.
뭔가 한바탕 신비로운 구경을 마치고 토리이를 나서면 은근 여운이 남는다. 지브리 영화를 너무 많이 본건가??
시간은 아직 아침 9시. 히토요시의 안개 속으로 걸어들어가야 한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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