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통령 궐위됐고 미래 대통령 뽑히지 않은 지금이 개헌 적기"
"노무현 정부 정책 계승자…세종으로 행정수도 이전해 국토균형발전"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에서 처음으로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은 경쟁 후보인 이재명 전 대표의 '잘사니즘' '먹사니즘' 노선과 관련해 "확 와닿지 않는, 포퓰리즘 같은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정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당의 강점인 민주성, 다양성, 포용성 등을 잘 살리는 리더십이 아닌 것 같다"면서 '이재명 대세론'과 관련해 "불리하더라도 저는 뚝심의 사나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후보로서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저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 계승자"라며 지방분권을 실현할 적임자임을 부각했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 대선 후보로서 본인만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 저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 계승자라고 생각한다. 자치 분권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고, 국가 균형 발전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울 일극 체제가 아닌 다극 체제로 가야 한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광주·전남권, 대구·경북권, 충청권, 수도권 등 '5극 체제'로 가는 게 맞다. 지방정부의 경쟁력을 키워서 지방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에게 줘야 한다.
-- 그런 관점에서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생각은.
▲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어 국토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 개헌을 한다면 '대한민국 수도는 세종특별자치시다'라는 문구를 넣었으면 한다. 실질적 행정·정치 수도를 세종으로 옮기고, 서울은 글로벌 경제도시가 되는 것이다. 이미 뉴욕과 워싱턴은 각각 미국의 경제수도, 행정수도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지 않나. 세종시로 수도를 옮기는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
-- 개헌에 대한 입장, 특히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입장은.
▲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여기에 사회학적 의미를 부여하면 '87 체제'의 종식이라고 본다.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을 열고, 이에 맞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제6공화국에서 대통령 8명 중 4명이 구속되거나 파면됐다. 5년 단임제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5년 단임제의 경우 여소야대가 되고, 지지율이 떨어지면 동력이 떨어져 (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
현직 대통령이 궐위로 부재 상태고, 미래 대통령이 뽑히지 않은 이 시기가 개헌의 적기다.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제를 기본으로 하되,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의 경우에만 차기 대선과 총선을 일치시키기 위해 임기를 3년으로 하고, 대신 다음 대선에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3+4년' 중임제를 채택하는 게 좋다고 본다.
--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전 대표가 앞서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출마한 이유는.
▲ 저는 '뚝심의 사나이'라는 닉네임이 있다. 불리하더라도 제가 꼭 참전해야 하는 상황이면 참전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대선 시간표가 앞당겨 정해졌고, 민주당 내 이 전 대표가 사실상 추대되는 분위기가 있지만 역사와 전통이 있는 민주 정당인데 2년 동안 당 대표를 한 후보를 다시 추대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아울러 저는 이 전 대표의 리더십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다. 리더십을 보니 우리 당의 강점인 민주성, 다양성, 포용성 등을 잘 살리는 리더십이 아닌 것 같다.
-- 이 전 대표가 민주당 후보로 본선에 나설 경우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 이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비호감도도 높아 염려된다.
이 전 대표의 '잘사니즘'이나 '먹사니즘' 정책이 확 와닿지 않는 약간 포퓰리즘 같은 느낌도 있지 않나. 일례로 이 전 대표의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은 말만 들으면 그럴듯한데 실제로 가능한가. 송배전 문제도 있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방안이다.
-- 지난해 전당대회에선 이 전 대표가 주장한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 종부세는 지방 정부에 내려주는 교부세의 주요 재원이다. 종부세를 흔들면 세수 자체에 펑크가 나로 지방 재정에 타격을 준다. 상당히 부정적이다.
또 이 대표의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에도 부정적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게 당연한 조세 정의라고 생각한다.
-- 국민의힘 잠룡 중 누가 가장 위협적인가.
▲ 유승민 전 의원이라고 본다. 경제전문가인 데다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라고 본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유 전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완전국민경선제로 경선을 해 유 전 의원이 경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나오면 민주당에 굉장히 위협적인 존재가 될 거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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