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3개 뒤 이글로 마무리한 김주형 "이게 마스터스구나 실감"[마스터스]

[오거스타(미국)=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세 번째 출전한 올해 ‘이게 마스터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주형이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1라운드 18번홀에서 손바닥을 이용해 그린의 경사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김주형이 남자 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총상금 미정) 첫날 경기를 끝낸 뒤 짧게 한숨을 쉬었다.

김주형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조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조던 스피스(미국), 티럴 해튼(잉글랜드)와 경기에 나선 김주형은 10번홀까지 버디 없이 보기 3개만 적어내 조금은 답답한 경기를 했다. 13번홀(파5)에서 분위기를 바꿨다. 213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5m 지점에 붙인 뒤 이글 퍼트를 넣어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그 뒤 남은 5개 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하고 1라운드를 마쳤다.

경기 뒤 김주형은 “작년 그리고 재작년 대회와 비교하면 그린이 훨씬 단단해졌고 스피드가 빨라졌다. 또 1라운드 치고는 핀의 위치도 어려운 곳에 많이 있었다”며 “마스터스에 세 번째 참가해 코스가 익숙한 점도 있지만, 워낙 난도가 높은 곳인 데다 마스터스라는 부담까지 더해져 ‘이게 마스터스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 마스터스를 보면서 그린이 정말 빠른 코스라는 걸 느꼈었는데 오늘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경기 중반까지는 답답한 흐름이었지만, 13번홀에서 나온 이글은 분위기를 한번에 바꿨다.

김주형은 “13번홀에서 티샷 후 홀까지 남은 거리가 213야드였고 레이업을 고민하다 4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너무 잘 맞아서 날아가는 걸 안 보고 걸어갔다”며 “공이 ‘핀하이’로 홀 옆에 정확하게 떨어졌고 이글 퍼트가 들어가 전환점이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마스터스에 세 번째 출전한 김주형은 2023년 공동 16위, 지난해 공동 30위를 기록했다. 올해 세 번째 도전에서 더 높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엔 PGA 투어에서 경기력이 주춤했으나 이번 대회에선 훨씬 나아졌다. 김주형은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7위 이후 지난주 발레로 텍사스 오픈까지 6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들지 못했다.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은 발스파 챔피언십 공동 36위다.

김주형은 “12번홀까지 두 번 정도 미스샷이 나왔지만, 최근에 경기력이 안 좋았던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았다”며 “차분하게 경기하려고 했고, 12번홀에서 이글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바꾸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 1오버파로 끝났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2~3언더파는 친 것 같은 기분이다”라며 “오늘의 샷감각을 유지하면 남은 경기에서 언더파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김주형은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 71%, 그린적중률 50%에 홀당 퍼트 수는 1.56개를 적어냈다. 먼저 경기를 끝낸 김주형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5시 50분 현재 공동 37위에 자리했다.

김주형(오른쪽)이 18번홀을 파로 마친 뒤 캐디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사진=AFPBB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