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 부원장, 의학바이오기협 포럼서 "의학교육 더는 멈춰선 안 돼"
박은철 교수 "상급종합병원 의사 35% 감소…의원급에선 9.4%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의학계의 원로 석학들로 구성된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한희철 총괄부원장(고려의대 명예교수)은 10일 정부를 향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천58명으로 서둘러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한 부원장은 이날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의학한림원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의정 갈등 1년, 의료의 현주소와 미래를 위한 교훈'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미디어포럼에서 "의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2026년 정원 결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신속한 결단을 주문했다.
그는 "의정사태로 의대생이 휴학하면서 교육 대상 부재로 인해 의학교육이 완전히 멈췄다"며 "올해 모두 복귀한다고 해도 1학년은 7천500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파면으로 혼란한 정국에서도 의학교육 정상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 부원장은 "차기 대선을 앞둔 정부가 책임 있게 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7천500명의 의학교육을 더는 멈춰선 안 된다"며 "정부가 2026년 정원을 3천58명으로 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천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원'은 단순한 등록이 아닌 정상적으로 수업에 참여해 학점을 이수하는 것을 뜻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현재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의학교육협의회 등 의료계 단체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3천58명으로 신속히 확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 역시 "타이밍의 문제"라며 "지금은 (정부가)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 윤혜준 교육부 의대교육기반과 과장은 "많은 학교에서 의대생 전원이 복학 신청을 하고 등록을 한 건 다행이지만, 수업에 정상적으로 참여하는지 등을 아직은 지켜봐야 하는 단계"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어 "지금 대학과 협력하면서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계속 독려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돌아와 수업이 정상화된다는 걸 전제로 (모집 인원을) 약속했고, 저희도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 발제자로 참석한 이종구 의학한림원 부원장(국립암센터 교수)은 의정갈등 기간 '초과 사망' 여부에 대해 "전공의들이 떠난 기간의 단순한 사망자 숫자만으로 초과 사망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속되는 코로나19 영향과 계절 인플루엔자 유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은철 의학한림원 부원장(연세의대 교수)은 의정갈등 기간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상급종합병원 의사 수는 30% 이상 줄고 동네 병의원 의사 수는 늘었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박 부원장은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인용해 상급종합병원의 의사 수는 2023년 2만3천346명에서 지난해 1만5천232명으로 34.8% 감소했고 종합병원은 2만2천401명에서 1만9천773명으로 11.7%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병원 의사 수는 1만541명에서 1만1천256명으로 6.8%, 의원 의사 수는 5만285명에서 5만4천989명으로 9.4% 각각 증가했다.
세부 사항을 보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전공의는 각각 8천397명과 3천314명 감소했고 병원과 의원 일반의는 각각 638명과 3천97명 증가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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