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잠룡4인 김기현·김태흠·박형준·원희룡 대선 불출마 선언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 잠룡으로 손꼽히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김태흠 충남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민의힘 측 경선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모두 불출마 의견을 밝혀 예비 후보자가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는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부적절한 계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끌어내는 부끄러운 역사를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에 따라 시민들과 함께 광장으로 나섰지만 탄핵을 막아내지 못했기에 책임을 통감하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어 “이제 저에게 주어진 새로운 역할에 그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2021년 대선 당시 소수야당 원내대표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선봉에 섰던 저의 앞에는 우리 당을 다시금 되살려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번 대선이 매우 불리한 지형에서 치러지는 선거지만 이재명에게 대통령직을 결코 주면 안 된다는 절박한 국민들의 염원을 반드시 받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조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충남도정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태흠 충남지사도 10일 입장문을 통해 “조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충남도정에만 충실하겠다, 시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제게 주어진 소명과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며 “지금은 저 김태흠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흠 지사는 당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 지사는 “촉박한 일정을 이해하지만 단순히 반 이재명 정서에 기대어 대선을 치르면 필패한다, 당 소속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성찰과 자성이 우선돼야 하며 조기 대선에서 보수의 철학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사진=부산시 제공]

조기 대선의 유력 주자로 거론됐던 박형준 부산시장도 10일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박형준 시장은 “저의 의지와 힘이 못 미쳐 그 뜻을 받들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합작의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후보 혼자의 권력이 아니라 후보들 사이의 합작, 나아가 광범위한 중도 보수세력의 합작에 의해 권력을 창출하고 또 권력을 운용하는 초유의 정치 혁신이 이 심대한 위기의 시간에 꼭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들보다 하루 앞선 9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지난)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으로, 또 국토부 장관으로 참여했던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 탄핵을 맞았다, 저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난 전당대회를 통해 당정이 분열하면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고 절박하게 경고했지만 막아내지 못했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6·3 대선에서 국민의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책임론을 제기하며 불출마를 선언하는 인물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나경원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며 윤상현 의원은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