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을 맞아 산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산나물 채취도 활발해지고 있다. 봄 산나물은 향이 좋고 부드러워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지만, 산나물과 유사한 독초도 함께 자라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산림청은 매년 봄 독초 섭취로 인한 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보고된 독초 중독 사고 41건 중 33건이 봄철(3~6월)에 집중돼 전체 80%를 차지했다.
봄에는 식물이 꽃을 피우기 전이라 잎과 줄기만으로는 산나물과 독초를 구분하기 어렵다. 식물에 익숙한 사람도 현장에서 착각하는 경우가 있을 만큼 유사성이 크다. 문제는 일부 독초가 소량만 섭취해도 구토, 복통, 어지럼증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곰취는 부드러운 잎과 강한 향이 특징이다. 미세한 털이 있으며, 주로 산지에서 자란다. 동의나물은 잎이 두껍고 윤기가 돌며 향이 거의 없어 혼동되기 쉽다. 습지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고, 잎의 앞뒤에 윤기가 도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우산나물은 잎이 깊게 2열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다. 보통 5~9장의 잎이 줄기를 중심으로 돌려난다. 삿갓나물은 잎이 갈라지지 않고 톱니도 없으며, 줄기 끝에 6~8장의 잎이 돌려나는 특징이 있다. 산마늘은 부추 향이 강하고 줄기 하나에 잎이 2~3장 달리지만, 은방울꽃은 향이 없고 잎이 뻣뻣하다.
머위는 연두색 잎자루에 잔털이 있는 부드러운 잎을 가지고 있으며, 이른 봄에 꽃이 먼저 피는 특징이 있다. 털머위는 상록성 식물로 잎이 두껍고 짙은 녹색이며, 표면에 윤기가 있고 갈색 털이 많다. 원추리는 매끈한 잎에 털이 없고 주름도 없지만, 여로는 깊은 주름과 많은 털, 섬유질로 덮인 줄기를 가진다.
산마늘은 전체에서 강한 마늘 냄새가 나고, 줄기 하나에 넓은 잎이 2~3장 달린다. 박새는 여러 장의 잎이 촘촘히 어긋나며 줄기를 감싸고, 잎 가장자리에 털이 있으며 주름이 뚜렷하다.
잎 크기도 커서 길이 20cm, 너비 12cm에 이를 수 있다. 부추 향이 강한 산마늘과 혼동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묵나물로 익혀 먹는 새순과는 달리 놋젓가락나물은 맹독성을 지닌 사약 재료로, 생으로 섭취할 경우 구토와 오한을 유발할 수 있다.
박쥐나물과 비슷한 진범은 뿌리를 약용으로 쓰기도 하나 독성이 강하다. 진범을 나물로 무쳐 먹었다가 구토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 하수오는 덩굴성 식물로 잎이 어긋나며 유액이 없다. 박주가리는 심장형 잎이 줄기에서 마주나고, 잎을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 점이 다르다. 독성이 강해 나물로 먹으면 위험하다. 역시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다.
산나물은 생김새만 보고 채취해선 안 된다. 향기, 잎의 질감, 잎자루 색, 잎 배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며,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식약처는 독초 섭취 후 복통,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며, 남은 식물이 있다면 함께 가져가 진단에 참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원추리, 두릅, 고사리처럼 식용이 가능한 산나물도 독성 성분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친 뒤 섭취해야 한다. 특히 원추리는 자라면서 독성이 강해지므로 어린잎만 충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산림청은 독초 사고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임의 채취를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험 많은 채취자와 동행하거나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에만 채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나물 vs 독초 구별법
1. 곰취 vs 동의나물
- 곰취: 부드러운 잎, 미세한 털 있음, 윤기 없음, 향기 강함, 산지에서 자람
- 동의나물: 두꺼운 잎, 윤기 있음, 향기 없음, 둔한 톱니, 습지에서 자람
2. 우산나물 vs 삿갓나물
- 우산나물: 잎 깊게 2열로 갈라짐, 가장자리 잔톱니, 5~9장 돌려남
- 삿갓나물: 잎 갈라지지 않음, 톱니 없음, 6~8장 돌려남
3. 산마늘 vs 은방울꽃
- 산마늘: 부추 향 강함, 줄기 하나에 넓은 잎 2~3장, 잎 부드러움
- 은방울꽃: 향기 없음, 잎 뻣뻣함, 줄기 단단함
4. 머위 vs 털머위
- 머위: 부드러운 잎, 잔털 있음, 연두색 잎자루, 이른 봄 꽃 먼저 피움
- 털머위: 두꺼운 잎, 광택 있음, 상록성, 갈색 털 많음, 붉은빛 잎자루
5. 원추리 vs 여로
- 원추리: 잎 매끈, 털 없음, 주름 없음, 줄기 깨끗함
- 여로: 잎에 털 많음, 깊은 주름, 줄기 섬유질로 덮임
6. 산마늘 vs 박새
- 산마늘: 부추 향 강함, 넓은 잎 2~3장, 줄기 하나에 잎 달림
- 박새: 잎 여러 장 어긋남, 잎에 주름 뚜렷, 가장자리에 털 있음, 잎 크기 큼 (최대 20cm)
7. 묵나물 vs 놋젓가락나물
- 묵나물: 익혀 먹는 새순
- 놋젓가락나물: 생섭취 시 구토·오한 유발, 맹독성, 사약 재료
8. 박쥐나물 vs 진범
- 박쥐나물: 약용 가능
- 진범: 뿌리 약용되나 독성 강함, 구토 유발 사례 다수
9. 하수오 vs 박주가리
- 하수오: 덩굴성, 잎 어긋남, 유액 없음
- 박주가리: 잎 마주남, 자르면 흰 즙 나옴, 강한 독성
10. 삼지구엽초 vs 꿩의다리
- 삼지구엽초: 난형 잎, 길이 513.5cm, 너비 1.57.2cm, 잔톱니 발달
- 꿩의다리: 잎 작고 34갈래로 갈라짐, 끝 둥글고 길이 1.53.5cm, 너비 1~3cm
11. 더덕 vs 미국자리공
- 더덕: 덩굴성 다년초, 뿌리에 가로 주름 있음, 향기 강함
- 미국자리공: 매끈한 뿌리, 자주색 줄기, 향기 없음, 독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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