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됨에 따라 차기 대통령 집무실의 이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현재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을 떠나 세종시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하지만 과거 헌법재판소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데다 집무실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청와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민석 "용산 대통령실 국민 대부분 동의 않을 것"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로는 기존 용산 대통령실과 세종시, 청와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용산 대통령실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인 데다 보안상 허점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은 8일 MBC라디오에서 대통령실을 용산에 계속 두는 건 국민감정과 안보 등 모든 면에서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는 "수도이전 문제와는 별개"라며 "개인적 의견으로는 어떤 정당이 집권했냐를 떠나 장기적이고 지속해서 대통령실 자리가 용산이어야 한다는 것에 국민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저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은 군사 쿠데타를 모의한 본산이고 현실적으로도 국방부와 한 공간에 있는 건 보안, 정보 안보 등 여러 면에서 맞지 않다"면서 "심지어 온갖 주술적인 의혹들이 있지 않았나"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도 용산 대통령실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3년 미국 정보기관이 용산 대통령실을 감청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던 만큼 특히 용산 대통령실이 도·감청에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실 세종 이전 가능성 검토 지시
복기왕 등 충청권 의원들, 신행정수도법 추진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대선 승리를 계기로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3월초 지도부 회의에서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도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추진,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지만 불발된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내세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을 드러내면서 충청권 표심도 얻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세종시로 옮기는 데 적극적이다. 김동연 지사는 2월 말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불법으로 쌓아 올린 '내란 소굴' 용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대통령실의 세종시 이전을 제안했다.
김두관 전 의원도 9일 CBS라디오에서 "미국이 뉴욕을 글로벌 경제도시로, 워싱턴은 행정수도로 두고 있는 것처럼 (한국도) 서울을 글로벌 경제 도시로 가고 세종특별자치시를 소위 행정·정치 중심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에는 헌법재판소에서도 수도 이전에 동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입법도 추진 중이다. 민주당 복기왕, 강준현 의원 등 충청권 의원들은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신행정수도법)'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다만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정부 당시 이미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받은 바 있어 현실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행정수도법은 2003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됐으나 곧바로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헌재는 이듬해 10월 헌법에 명문화되지 않은 '관습헌법'을 근거로 들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일각에선 신행정수도법의 위헌 논란을 염두에 둔 '원포인트 개헌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반색하고 있다. 세종갑을 지역구로 둔 무소속 김종민 의원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은 국민이 불신하고, 청와대는 국민에 개방해 갈 수 없다"며 "다음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은 세종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따로, 공무원 따로 있어서는 제대로 국정운영이 될 수 없다"며 "서울과 세종의 두 집 살림을 이제 끝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균형발전 국가로 가기 위한 자치분권 개헌을 제안한다"며 "행정수도를 완성하고 선진 분권 국가로의 대전환을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현실적으로는 청와대 복귀 가능성 커
하지만 헌재가 위헌 결론을 내린 것을 재추진 하는 것은 괜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이에 현실적으로는 청와대를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9일 CBS 라디오에 나와 세종 집무실 구상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사안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며 "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많이 들여다본 것은 아니다. 공약으로 내걸겠다거나 정책화를 하겠다는 것은 조금 이른 얘기"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정부 수립 이래 70년 넘게 대통령 집무실로 활용돼온 공간인 만큼 상징성과 역사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를 외부에 개방하면서 내부 구조가 공개되기도 했으나, 전부 개방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국민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건물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방식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라며 "현실적으로는 결국 청와대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는 '용산 불가론'과 함께 '청와대 복귀론'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8일 시장 퇴임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은 불통과 주술의 상징이 돼 버렸다"며 "당연히 청와대로 복귀해야 한다. 그건 국격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일단은 용산에서 시작하되 청와대를 개조해서, 지금 청와대 규모를 좀 줄여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또 경호를 잘하게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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