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예고 되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등 전 세계가 경제 위기에 놓인 점이 새로운 정책의 이유가 된 것으로 풀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상호관세를 유예한 이유를 질문받고서 사람들이 "약간 겁을 먹었다"라고 답변했다.
관세 폭탄 선언으로 세계적인 경제 침체 현상이 일어났던 것에 비하면 한가한 소리로 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하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춤을 추는 등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얼마나 위력이 컸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미국 증시에서 주요 대형 기술주가 폭등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15.33% 치솟은 198.85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애플 주가는 이날 한때 200달러선을 회복하는 등 관세 폭탄 이후 급락했던 부분들을 상당 부분 만회 했다.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던 시가총액 1위 자리도 하루 만에 되찾았다.
AI 대표 주식인 엔비디아 주가는 18.72% 급등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2.69% 상승했다.
MS 주가는 10.13%,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주가도 각각 11.98%, 9.88%, 14.76% 급등 마감했다.
투매가 이어지던 미 국채 시장도 안정을 되찾았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34%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6bp(1bp=0.01%포인트) 올랐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75%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 증시도 즉각 반응했다.
10일 장 초반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6% 가까이 치솟으면서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 6분 유가증권시장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고 공시했다.
발동 시점의 코스피200선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76% 급등한 322.20이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작년 8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급락으로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선언은 전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증시는 물론 미국 국채 등에도 영향을 미치며 하락 일변도의 상황에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같은 경제 침체 위기에 대해선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을 다시 강력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관세 정책을 펼쳤지만 예상을 뛰어 넘는 위기가 찾아오자 트럼프 대통령도 한 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협상의 시간이 다시 찾아 온 만큼 각 국 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힌 빌 물러서며 여지를 남긴 만큼 한국 정부도 보다 강력한 협상 능력을 발휘해 국익을 지켜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며칠간 "꽤 침울했던" 금융시장이 이날 반등했다면서 "그건 꽤 큰 변화다. 내가 생각하는 단어는 유연성이다. 유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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