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70% 압도적 점유율’ SK하이닉스, D램 시장서 첫 1위 등극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 1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36%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고 10일 밝혔다.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34%), 미국 마이크론(25%)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SK하이닉스가 D램 분야 중 특히 HBM 메모리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회사에 큰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D램 공급업체 점유율은 삼성전자(39.3%)가 1위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가(36.6%) 그 뒤를 따랐다.

전 분기 대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포인트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2.2%포인트 상승해 차이를 좁혔다.

HBM 수요가 유지되는 한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구도는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HBM 시장은 트럼프 관세 정책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황민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단기적으로는 AI 수요가 강세를 보여 HBM 시장은 무역 충격에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며 “HBM의 주요 적용처인 AI 서버는 ‘국경 없는’ 제품군으로 무역 장벽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장기적으로는 미국발 무역 충격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여 HBM 시장 성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력인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공급 중이다. 후속 제품인 HBM4(6세대) 12단 제품도 당초 계획보다 빨리 샘플을 공급한 상태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최연소 임원으로 최준용 부사장을 선임했다. 최 부사장은 HBM4E 개발에 속도를 내 HBM 리더십 강화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경쟁력 회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1년 넘게 구체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전영현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AI 경쟁 시대에 HBM이 대표적인 부품인데 그 시장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다"며 "HBM4 등 차세대 HBM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