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올해 NH농협은행 8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강태영 은행장의 내부통제 강화 추진 계획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강 행장은 지난 1월 취임과 동시에 ‘금융사고 제로(Zero)화’를 천명하고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은 올해에만 두 차례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다만 두 건의 금융사고 모두 강 행장 취임 이전에 일어난 만큼, 새로운 NH농협은행의 내부통제 고도화가 얼마나 실효성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올해 두 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먼저 지난 2월 11일 공시된 금융사고는 외부인에 의한 사기이며, 금융사고액은 16억5761만원이다. 금융사고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발생했으며 사고 사실은 피해자가 NH농협은행에 민원을 제기해 발견됐다.
이번 금융사고는 세종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피의자는 세입자 명의를 도용해 지역은행에서 불법적으로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서 지난 3일에는 204억9310만원 규모의 외부인에 의한 과다대출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이 사고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발생했으며, NH농협은행 자체감사를 통해 발견됐다.
대출상담사가 다세대 주택으로 담보대출을 일으킬 때 감정가를 부풀려 대출을 내준 것이다. 대출상담사는 영업점에서 위탁한 대출모집인으로 외부인이며, 아직까지 NH농협은행 내부 직원은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금융사고는 최근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6건이었던 금융사고는 2022년 2건으로 줄었으나 2023년 6건, 2024년에는 무려 25건까지 급증했다.
이에 NH농협은행은 수장 교체를 통해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경영 목표로 삼았다. 올해 1월 취임한 강 행장은 '원리원칙 재정립 및 내부통제 혁신'을 강조하며 "은행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내부통제를 한 층 더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NH농협은행은 '디지털 내부통제 고도화 및 내부통제 취약점 전면 재정비를 통한 금융사고 제로(Zero)화'를 추진 증이다.
먼저 내부통제 인프라를 대폭 강화했다. 준법감시 인력은 여신을 비롯한 5년 이상의 전문분야 경력자를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리고, 내부통제 조직도 기존 6개에서 3개(사고예방팀·자점감사 모니터링반·책무관리팀) 팀이 증가한 9개 팀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내부통제전문가 인증 제도를 도입해 내부통제 전문성 및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책무정보 시스템에 대한 특허 출원도 신청해 상반기 내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사업부서의 전산통제와 준법부서의 감시를 통해 여신을 비롯한 취약업무 전산통제를 전면 재정비한다. 이를 위해 전산통제 취약점을 확인·개선하는 TF를 가동해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할 예정이다.
금융사고 조기적발을 위한 상시감시 탐지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에 디지털 방식의 CCTV모니터링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컴퓨터의 눈(상시감시)과 사람의 눈(현장점검)의 연계감시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영업점 자점감사의 취약점을 보강하고 개선하기 위해 순회감사제도를 폐지하고 자점감사모니터링반(관제센터)을 신설했다. 수기검사에서 디지털 상시 감시로 전환한 것이다. 자점감사모니터링반은 이상 징후 거래 자점감사 모니터링 등의 상시감시시스템을 연계해 활용하고, 초고·고위험 자점감사 항목을 직접 처리할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모든 여신 단계를 분석해 금융사고 취약점을 파악한 후 15개 테마, 73개 과제를 설정해 부서별로 배분하고, 해결 과제를 모색할 방침이다.
또한 비여신부서의 금융사고 예방에도 나선다. NH농협은행은 업권 최초로 '금융사고 위험지도' 작성을 통해 취약요소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금융사고에 대한 관리책임도 강화했다. 본부장이 관할하는 사무소에서 10억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본부장은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을 받는다. 영업점장 역시 재임 사무소에서 금융사고가 일어나면 즉시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을 받는다.
강 행장도 고객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아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했다.
그는 지난달 서울시 중구 소재 광화문금융센터를 방문해 시재금 검사를 직접 실시하고,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금융사고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본사 내 자점감사모니터링반으로 이동해 상시감시와 자점감사 모니터링 시스템 시연을 참관한 후,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에게 금융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강 행장은 "NH농협은행은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내부통제를 한층 더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의 신뢰와 인정을 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찬우 신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농협금융지주 내부통제협의회'를 통해 "소비자로부터의 신뢰회복이 최우선인 만큼 내부통제 체계를 다시 한번 확인해 취약부문 점검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실패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 책임경영을 확립할 것이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금융지주 최초로 내부통제위원회를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설치하고, 내부통제협의회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내부에 책임경영을 확실히 확립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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