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통신 산업은 2020년부터 민간 위성이 중심이 되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전환중이다. 미국 스페이스X가 독주하던 위성통신망 시장에 미국 아마존, 영국 원웹, 중국 스페이스 세일이 뒤늦은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은 글로벌 기업들의 하드웨어를 활용해 위성통신망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이날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정거장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첫 위성을 발사한다. 2019년 발표했던 위성 인터넷 사업 '카이퍼 프로젝트'의 첫 시작선을 끊은 것이다. 카이퍼 프로젝트는 총 3236개의 위성을 발사해 전 세계 어디서나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8년 첫 위성을 발사한 후 현재 7000개 이상의 위성을 궤도에 보유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같은 원리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원웹과 중국의 스페이스 세일도 위성 인터넷 경쟁에 뛰어들었다. 원웹은 2019년 첫 위성을 발사한 후 여러 차례의 발사를 통해 2023년 3월까지 648개의 1세대 위성을 궤도에 배치했다. 후발주자인 스페이스 세일은 2024년 8월 18개의 첫 위성을 발사했다. 2025년 초까지 72개의 위성을 궤도에 배치할 예정이다.
위성 인터넷의 중요성은 스타링크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군사 및 민간 통신망을 지원하며 크게 부각됐다. 이 통신은 제궤도(LEO) 위성과 지상국, 사용자 단말기 간의 데이터 송수신을 통해 지상 기반 통신망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 통신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망망대해나 산골 오지에서 유튜브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나 끊김 없는 통화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긴급 구조와 같은 원격 의료 서비스도 가능하다.
도심항공교통(UAM)이나 커넥티드 카 등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과 연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도 주목요인이다.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위성 인터넷 시장의 연 평균 성장률을 14.9% 집계하면서 "위성 인터넷은 예측기간 동안 5G 네트워크와의 통합, 저렴한 소비자 단말기의 등장, 농촌 연결 솔루션에 대한 집중, 정부 지원 우주 기반 연결 계획 및 위성 기술 발전과 같은 트렌드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국내 위성 인터넷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하드웨어를 활용한 망 사업에 국한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KISDI는 "위성인터넷은 사업 특성 상 소수의 글로벌 기업이 지배적인 시장이다"라며 "위성궤도는 희소자원임에도 국제적으로 선점자 우선 원칙이므로 후발 국가와 기업은 불리한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스페이스X 통해 해양 및 원양어선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주 발사체 사업에 적극 나선 건 2021년 한화시스템이 원웹에 3억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던 게 대표적이다.
KISDI는 해외 위성인터넷 서비스의 국내 진출 시 중장기적으로는 통신 주권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KISDI는 "앞으로 지배적인 글로벌 위성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정책 변화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위성을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므로 데이터가 집중되는 게이트웨이 지구국의 확보 및 성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스타링크가 오는 6월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저궤도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카이퍼는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 및 정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신호를 송수신해 위성과 직접 연결되는 단말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통신과 같은 국가 기간망을 해외 기업 서비스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통신 주권을 위해 한국만의 독자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까지 1기의 저궤도 위성을, 2030년까지는 4기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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