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상자에 붙은 송장. 그대로 버렸다가 곤란해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종량제봉투 속에서 개인정보가 담긴 송장을 바탕으로 신원이 특정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도구 하나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1000원짜리 ‘개인정보 지우개’다.
이 제품은 감열지 표면에 덧바르면 글자가 퍼지면서 주소나 이름, 전화번호를 알아볼 수 없게 만든다. 뜯거나 찢지 않아도 돼 간편하다. 특히 요즘처럼 쓰레기 단속이 엄격해진 시점에서, 택배를 자주 받는 사람들에게는 필수품처럼 여겨지고 있다.
다이소몰에는 이미 600건이 넘는 리뷰가 등록됐고, 온라인에서는 품절 상태다.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여지껏 손가락 아프게 송장을 왜 뜯었을까”, “일일이 송장 찢는 과정 생략하니 편하다”, “요즘 박스 뒤지는 경우 많다 해서 샀는데 정말 잘 지워진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현관에 택배칼과 함께 비치해 두고 쓴다는 소비자도 있다. '지워서 버린다'는 간단한 행동 하나가 의외의 리스크를 줄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닭뼈, 고무장갑도 단속…종량제봉투 기준 혼란 커져
이 제품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최근 쓰레기 단속 사례가 있다. 치킨을 먹고 남은 뼈를 종량제봉투에 넣었다가 10만 원의 과태료를 받았다는 경험담이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됐다. 고무장갑, 토마토 꼭지, 도시락 포장지 같은 일상 쓰레기도 과태료 대상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 혼란이 커졌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무장갑을 종량제봉투에 넣었는데 과태료가 나왔다. 자치구마다 기준이 다르다고 해서 당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이용자도 “닭뼈에 살이 붙어 있었다며 벌금이 부과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시 자치구별 분리배출 기준은 서로 다르다. 송파구는 고무장갑을 종량제봉투에 넣도록 안내하고 있으나, 강남구는 ‘태워서는 안 되는 쓰레기’로 분류해 PP 전용 봉투 사용을 권장한다. 무엇을 어디에 버려야 할지 같은 도시 안에서도 규정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또 한 이용자는 도시락 먹고 남은 용기를 물로 씻지 않고 버렸다가 과태료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라도 오염이 있으면 일반쓰레기로 분류된다는 설명이었다. 헹궈야 하고, 구분해서 버려야 하고, 기준은 제각각이다.
쓰레기 봉투에 버려진 택배 송장 뒤지나…시민들 불안 커진 이유
누리꾼들은 쓰레기와 함께 버린 택배 송장이 개인 정보 노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불안을 드러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무장갑, 토마토 꼭지 같은 걸로 과태료 받았다는데, 쓰레기를 뒤져서 특정한 거라면 무섭다”는 반응이 올라왔고, “택배 송장은 따로 버려야겠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과태료 사례와 택배 송장 사이에 관련이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실제로 행정 절차에서 송장이 단서로 활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쓰레기에서 개인정보가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된 상황에서, 송장 처리에 신경 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다이소 ‘개인정보 지우개’는 그냥 문구용품이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택배 상자에 붙은 송장 하나에도 신경 써야 하는 요즘, 천 원짜리 작은 도구가 쓰레기 버릴 때 생기는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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