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서울의 주택 시장에서 주택 구매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63.7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 분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는 2022년 3분기 이후로 처음 나타나는 반등세로, 가계의 금융 부담이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서울 지역의 차주들은 소득의 40.6%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주택 가격 상승과 대출 증가에 기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일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지정을 해제한 이후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가계 대출 차주들의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표준 대출 조건으로 구매할 때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 지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25.7%,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7.9%를 기준으로 하며, 2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으로 산출된다. 현재의 주택구입부담지수 63.7은 가구당 적정 부담액의 63.7%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적으로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3분기 89.3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에 150.9로 반등하였고, 4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가계의 금융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100을 초과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를 기록하지 않았다. 세종시가 96.9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경기(83.8), 제주(75.6), 인천(68.7), 대전(64.3), 부산(64.2) 등이 뒤를 이었다. 대구(57.5), 광주(52.9), 울산(47.8), 강원(38.9), 경남(38.6)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특히 경북은 30.4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주택구입부담지수를 나타냈다.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57.9로 나타났다는 것은, 서울 가구들이 소득의 절반 이상을 대출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는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이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은 2022년 3분기 214.6으로 치솟은 뒤, 지난해 2분기에는 147.9로 하락했지만, 이후 3분기와 4분기에 걸쳐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에서 주택을 구매하는 것이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가계의 대출 부담이 소득의 40%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 고금리 상황, 그리고 지속적인 집값 상승은 가계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많은 가구들이 주택 구매를 포기하거나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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