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을 한 번 쓰고 버리기엔 아깝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다. 특히 배달 음식이 일상화된 요즘, 깨끗이 씻어서 다시 사용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반찬을 담아두거나 육수를 얼려 보관하고, 생수병에 쌀이나 참기름을 담아두는 것도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이 과연 안전한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손상되지 않은 플라스틱이라면 괜찮을 것 같지만, 재질에 따라 재사용 가능 여부와 위험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뜨거운 물을 담거나 전자레인지에 넣는 것은 금물이다. PET 병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용물의 산화와 함께 플라스틱의 변형이 일어날 수 있어 피해야 한다.2번 HDPE는 열에 강한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젖병이나 세제 통, 장난감 등에 사용된다. 비교적 안전하게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며, 전자레인지 사용도 가능하다.
3번 PVC는 랩이나 저가 비닐 제품에 쓰이며, 열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반복 사용이 적절하지 않다.
4번 LDPE는 비닐봉지나 비닐장갑에 주로 사용되며, 역시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번 PP는 배달 음식 용기나 반찬통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질로, 가볍고 내열성이 뛰어나 재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찌개나 국 등 뜨거운 음식을 담기 적합한 재질이다. 다만 재사용할 경우에도 색이 바래거나 냄새가 남아 있는 등 오염이 의심될 경우에는 폐기해야 한다.
6번 PS는 컵라면 용기, 일회용 숟가락이나 포크 등에 사용되는 재질이다. 쉽게 깨지고 열에 매우 약해 고온에 노출되면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전자레인지에 넣는 것은 위험하다. 7번 기타 재질은 구성 성분이 불분명한 복합 플라스틱으로, 가능한 한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처럼 플라스틱 용기의 재질에 따라 재사용 여부는 달라진다. HDPE와 PP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몇 차례 사용할 수 있지만, 표면이 긁히거나 코팅이 벗겨진 경우에는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할 수 있어 재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냄새가 나거나 색이 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름기 많은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와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배달 용기 등에 남은 국물이나 찌개를 오랫동안 보관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일회용 숟가락을 간단한 요리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반복된 고온 노출은 코팅 벗겨짐이나 유해물질 유출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재사용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버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2번 HDPE와 5번 PP로 만든 제품은 재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용기에서 냄새가 나거나 색이 바라면 버려야한다. 일회용 숟가락을 요리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PP 소재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높은 온도에서 요리를 계속하게 되면 미세 플라스틱 등 유해 물질이 나올 수 있다.
PET 병을 재사용할 경우에도 몇 가지 기본 원칙이 필요하다. 뜨거운 것을 담지 말고, 음식 용도로 사용하지 말며, 표면이 벗겨졌다면 곧바로 폐기해야 한다.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성분 분해나 세균 번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플라스틱 용기를 재사용할 때는 반드시 깨끗하게 세척하고 완전히 건조한 상태에서 사용해야 하며, 열로 인한 변형이나 표면 손상이 확인될 경우 바로 버리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재사용은 생활의 작은 절약일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위험까지 절약해서는 안 된다. 재질과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필요한 경우 과감히 교체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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