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포커스 곽도훈 기자] GC녹십자가 국가 위기 상황 대비를 위해 질병관리청과 손잡고 개발한 탄저 백신 ‘배리트락스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방역 시스템 강화에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GC녹십자는 질병청과 함께 지난 2023년 10월 31일 식약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으며 4월 8일 국산 신약 39호로 ‘배리트락스주’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탄저균은 극한 환경에서도 장기간 생존 가능하다. 공기 중 살포가 용이해 생물 테러 무기로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1급 법정 감염병이다. 특히 감염 시 치사율이 97%에 달할 정도로 위험성이 높아 국가적인 차원의 대비가 필수적이다.
이번에 허가받은 ‘배리트락스주’는 2가지 종류의 탄저균 독소 인자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 방어항원(Protective Antigen, PA)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생산한 백신이다. 백신 접종을 통해 생성된 방어항원은 인체 내에서 탄저병을 예방하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배리트락스주’는 기존 백신과 차별화되는 안전성을 자랑한다. 기존 백신은 세균 배양 방식으로 제조돼 미량의 탄저균 독소 인자가 잔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반면 ‘배리트락스주’는 순수 단백질 항원 기반으로 개발돼 이러한 부작용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이는 재조합 단백질 방식을 적용한 탄저 백신 개발로는 세계 최초의 사례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2상 시험 결과, ‘배리트락스주’ 접종 그룹에서 탄저균 독소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는 것이 확인됐다. 급성 및 중증의 이상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경미한 이상 증상 발생률 역시 백신 접종 그룹과 위약 접종 그룹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백신의 뛰어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탄저균의 높은 치사율로 인해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 시험 진행은 윤리적으로 어렵다. 이에 질병청은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임상 3상을 대체할 수 있는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해당 실험 결과 동물 모델에서 백신 4회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높은 수준의 탄저 독소 중화 항체가가 유지됐다. 탄저균 포자에 대한 높은 생존율을 확인해 ‘배리트락스주’의 뛰어난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이번 품목 허가 획득과 더불어 GC녹십자는 탄저 백신 자체 생산 시설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정부의 필수 비축 수요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탄저 백신의 국산화는 백신 주권 확보는 물론 국가 공중 보건 안보 증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GC녹십자는 창립 이후 백신 및 혈장분획제제 등 필수 의약품의 국산화에 앞장서 왔으며, 앞으로도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초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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