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인천공항서 대선 출사표…“정권교체만으론 부족, 시대교체 필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이하 연합뉴스]

[직썰 / 김봉연 기자]  경제 관료 출신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정권교체 그 이상’의 전환으로 극복해야 한다며, 경제 위기 해결 경험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미국 방문길에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이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만으로는 안 된다. 정권교체,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17년 탄핵 후 첫 경제부총리, 저에겐 경제위기 때마다 해결할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며 “30년 넘게 쌓은 국제무대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있다”고 자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총선과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한 대통령 임기 3년으로 단축 ▲기획재정부·검찰 해체 수준 개편 ▲전관 카르텔 혁파 등 '기득권 개혁'과 ▲10개 대기업 도시 조성 ▲기후산업 400조 투자 ▲감세중단과 국가채무비율 조정으로 200조 재정 마련 등 ‘경제 대연정’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저는 계파도 조직도 없다.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이 저의 계파고, 경제를 걱정하는 국민이 저의 조직”이라며 “‘3무(네거티브·매머드 선대위·조직 동원) 3유(비전과 정책 중심·단기필마 자세·국민과 함께하는 젊은 선거)’ 선거운동으로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김 지사는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을 치를 계획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보궐선거(조기 대선)가 치러질 경우 광역단체장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기준 30일 전에만 사퇴하면 되기 때문에 당내 경선 과정에서는 일단 지사직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김 지사는 미국 출장과 관련해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당장 직격탄을 맞을 곳이 바로 우리 자동차 산업”이라며 “2박 4일 일정으로 미국 미시간을 방문해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와 만나 관세 대응 공동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지사는 2023년 4월 미시간주를 방문해 휘트머 주지사에게 첨단산업 분야의 혁신동맹을 제안했고, 휘트머 주지사는 지난해 3월 경기도를 답방해 두 지자체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김두관 전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한편 김 지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주자로는 김두관 전 의원이 지난 7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은 “제7공화국을 여는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며 임기 단축을 감수한 개헌 추진과, 범진보 통합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주장했다.

‘어대명 경선’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국민연합 정권교체”를 강조한 김 전 의원의 출마로 비명계 내부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