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저성장 위기속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시급하지만 한국은행의 4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중 자금 회전을 높여 경기를 활성화 해야 하지만 15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기준금리 인하시 원화 가치 하락과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며 4월 동결, 5월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1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2.75%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각각 0.25%포인트(p)씩 총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다.
약 3년간 지속된 긴축 정책으로 침체한 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 경제는 심각한 저성장 국면에 직면했다.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1.5%로 제시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발생할 파장을 고려한 수치다.
최근 시장에서는 ‘한은 전망치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지난 2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교역 대상 전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여하는 정책을 발효했기 때문이다.
25% 세율이 부과된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예상된다.
해외기관들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중이다.
JP모건과 캐피털 이코노믹스(CE)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낮췄고, 씨티도 0.8%로 내렸다.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내수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가 시급하지만 환율과 부동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8일 오후 2시 기준 전일 대비 1.60원(0.11%) 오른 1472.10원이다.
시장은 ‘윤석열 파면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해소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환율은 4일부터 8일까지 지속 상승해 1500원선을 넘보고 있다.
고화율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추게 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환율은 더 오른다.
가계부채 문제도 걸림돌이다.
지난 2월 서울시가 잠실, 삼성, 대치, 청담 등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면서 주택거래량이 급등하며 안정세를 보이던 은행 가계대출이 증가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3월 가계대출은 738조5511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7992억원 늘었다. 지난 1월 전달 대비 4762억원 하락한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기준금리 인하는 집값 상승과 대출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대내외 요인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다만 현재 4월 동결, 5월 인하 전망에 무게가 좀 더 실린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서울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른 만큼 4월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하기보다는 5월 금통위에서 0.25%p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 구역 지정 해제 혼란 속에 지난 2월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해 향후 1~2개월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4월 금통위에 대한 기대치는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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