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가장 많이 벗어나는 감독이다.
8일(한국시간) 영국 ‘BBC’는 PL 감독들에 관한 여러 꼭지를 모은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PL 감독들이 자신의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나는 빈도를 조사한 것도 있었다.
테크니컬 에어리어는 축구팬들이 흔히 ‘벤치’라고 부르는 ‘더그아웃’ 앞에 점선으로 표시된 지역이다. 일반적으로 벤치를 기준으로 양옆 1미터까지 늘어날 수 있고, 경기장 터치라인에서 1미터 이상 떨어져있어야 한다.
현행 축구 규정에 따르면 감독은 웬만하면 테크니컬 에어리어 바깥으로 벗어나서는 안 된다. 국제축구평의회(IFAB)에서 규정한 축구 규칙 제12조에 따르면 ‘명백히/지속적으로 자기 팀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지키지 않는 행위’는 경고성 반칙이며, ‘심판에 대한 불만/항의를 표현하거나 도발적이거나 선동적인 태도를 표출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나는 행위’는 퇴장성 반칙으로 규정한다.
이 규정이 문장 그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경고성 규칙에 명시된 ‘명백히/지속적으로 (…) 지키지 않는 행위’라는 표현 자체가 애매한 데다 ‘다른 반칙 행위 없이 제한된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거듭해서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주의 이상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를 보면 감독들이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나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이 의도를 갖고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지키지 않는 건지 경기에 몰입해 지키지 못한 건지 판단하기는 대단히 힘들다. 심판진도 감독이 단순히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나는 정도는 용인하는 게 관례다.
그래서 ‘BBC’의 조사도 실제 규정 이행을 촉구하는 것보다는 흥미 본위에 가깝다. 그럼에도 누누 감독이 경기 중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난 비중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매체에 따르면 누누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 바깥에 있는 비율이 82%에 달했다. 이 정도 수치면 주심에게 경고를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그래도 그 열정 덕인지 누누 감독은 노팅엄포레스트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으로 이끌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노팅엄은 이번 시즌 승점 57점을 쌓아 리그 3위에 올라있다. 시즌 중후반부에 추격을 허용하긴 했어도 현재까지는 다음 시즌 UCL 진출이 유력하다. 2021-2022시즌 토트넘홋스퍼에서 리그 10경기 만에 경질된 굴욕을 완벽히 씻었다.
누누 감독 다음으로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많이 벗어나는 감독은 우나이 에메리 애스턴빌라 감독이었다. 총 63% 시간 동안 테크니컬 에어리어 바깥에 있었다. 이번 시즌 사우샘프턴에 중도 부임했다가 최근 강등 확정과 함께 팀을 떠난 이반 유리치 감독이 58%로 3위,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이 40%로 4위, 파비안 휘르첼러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 감독이 38%로 5위에 자리했다. PL 감독 평균으로 놓고 보면 경기 시간 중 25% 정도를 테크니컬 에어리어 바깥에서 보내는 걸로 조사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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