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보수는 민족 주체성 살리는 것…'뉴라이트'는 가짜 보수"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한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으나 재임 기간 역사 인식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온 이종찬 광복회장은 8일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된 데 대해 "정체성을 잃은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 김구포럼이 주최한 특강을 마치고 윤 전 대통령 파면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 등 다섯 분의 흉상을 치우라고 할 때부터 뭔가 잘못 가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이 회장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옳았다고 보고 이의가 없다"며 "헌재 결정문의 모든 내용을 정계에서 좀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을 통해 이른바 '87년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종래부터 주장해왔는데, 정치 일정 때문에 이를 놓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날 '내가 아는 백범 김구 선생'이라는 제목의 강의에선 "일본이 우리 근대화에 도움을 줬다는 '뉴라이트'는 보수가 아니다"라며 "진짜 보수는 민족의 주체성을 살리는 것으로, 우리가 지금 가짜 보수를 보수로 알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으로 그의 멘토로 통했던 이 회장은 2022년 대선 당시 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물밑 지원했지만, 정부가 2023년 8월 육군사관학교 교내와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됐던 홍범도 장군 흉상의 이전을 추진한 것을 계기로 비판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광복절에는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발해 정부 주최 경축식과 별개의 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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