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앤파트너스가 공개한 '2025 헨리 기회지수(Henley Opportunity Index)'에 따르면, 미국이 투자와 교육을 통한 부의 증식 및 세대 간 계승 측면에서 세계 3위의 이민 최적국으로 선정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호주가 4위, 캐나다가 5위에 이름을 올리며 영어권 국가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 "5억 투자하면 영주권"…美 트럼프 정부 '골드카드 비자' 추진
미국의 상위 입지는 EB-5 투자이민 프로그램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소 80만 달러(약 10억8000만 원) 투자로 신속한 영주권 취득이 가능한 이 제도는 특히 중국·인도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골든티켓'으로 불린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을 앞두고 추진 중인 '골드카드 비자'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500만 달러(약 675억 원) 이상 투자자에게 영주권·취업권은 물론 시민권까지 보장하는 이 정책은 2025년 2분기 시행을 목표로 논의 중이다.
헨리 보고서는 "미국이 제공하는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세계적 교육 인프라와 실리콘밸리 등 고소득 일자리 시장이 결합되면서 부의 증식 가능성이 극대화된다"고 분석했다.
◇ 호주, '국가 혁신 비자'로 STEM 인재 잡는다…캐나다는 정책 재검토
4위 호주는 지난달 도입한 '국가 혁신 비자(National Innovation Visa)'로 주목받고 있다. AI·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분야 석·박사 학위 소지자에게 4년 거주권을 부여하는 이 제도는 호주 역사상 최장 기간의 비자 혜택으로 평가된다. 연간 3000명의 인재 유입이 예상되며, 특히 한국의 이공계 유학생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상태다.
한편 2010년대 가장 인기 있었던 이민지인 캐나다는 5위에 그쳤다. 토론토·밴쿠버 등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이 10년 새 3배 폭등하며 '이민자 체감경기'가 악화된 영향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1월 투자이민 최소액을 200만 캐나다달러(약 220억 원)로 2.5배 인상하는 등 제도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 UAE, 5억5000만 원 투자에 10년 거주권…英은 창업비자 강화
중동의 경제 허브 아랍에미리트(UAE)는 7위를 기록했다. 두바이를 중심으로 55만 달러(약 7억4000만 원) 부동산 투자로 10년 장기거주권을 주는 '골든 레지던스 비자'가 주요 매력요인이다.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 중소기업들도 현지 법인 설립 후 중동·아프리카 진교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6위 영국은 지난해 3월 기존 창업비자를 대체한 '이노베이터 파운더 비자'를 운영 중이다. 영국 내 '확장 가능한 기술기반 창업'을 전제로 하며, 한국의 스타트업 오너들로부터 "자금조건은 까다롭지만 유럽 시장 진출의 관문으로 가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지수는 글로벌 46개국을 대상으로 ▲연간 소득 잠재력(30%) ▲경력 발전성(20%) ▲고용 전망(15%) ▲교육 수준(15%) ▲경제적 이동성(10%) ▲삶의 질(10%) 등 6개 항목을 100점 만점에 평가해 종합했다. 2025년 1~2월 기준 각국 정부·세계은행·UN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통화가치 변동성과 정치적 안정성도 가중치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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