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전에 사자"…美관세 폭탄에 '쇼핑 성지' 부상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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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전에 사자"…美관세 폭탄에 '쇼핑 성지' 부상한 한국

르데스크 2025-04-08 14:3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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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 폭탄이 전 세계 소비 행태까지 뒤흔드는 가운데 한국은 뜻밖의 '쇼핑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제품들도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되자 한국을 찾은 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관세 전에 한국에서 전자제품 사는 게 이득'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미 인기 제품이나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매진 사례까지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미국 내 IT 및 가전제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 구매가 급증하고 있으며, 매장마다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아이폰의 경우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상호 관세가 본격 적용되면 아이폰16 프로 맥스 1TB(테라바이트) 모델의 경우 2300달러(약 336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오는 9일부터 중국 수입품에 대해 총 54%의 상호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사재기 대상은 애플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TV, 태블릿 등도 미국 내 소비자들의 주요 사재기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전자제품은 중국,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생산되는데, 미국이 이들 국가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각각 46%, 36%에 달한다. 미국 IT 전문 매체 씨넷이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2,305명 중 38%가 "관세 적용 전 전자제품을 미리 구매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 트럼프발 관세로 인해 미국에서 사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러한 사재기 열풍은 한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거나 여행 온 미국인 관광객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고가 전자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화장품이나 간식류가 주요 쇼핑 품목이었지만, 최근에는 IT제품이 새로운 '기념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자가 직접 애플스토어와 삼성스토어를 찾아가 본 결과, 외국인 관광객이 스마트폰 구매를 고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애플스토어를 찾은 로사 피페일 씨는 "사실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살 계획은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에 가격이 오를 거라는 얘기를 듣고 고민 중"이라며 "친구들이 아이폰16 프로 512GB 화이트 색상은 미국 내에서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해 여행 중 미리 사두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애플스토어 직원은 "아직 매장 물량이 매진될 정도로 사재기 현상이 심각하진 않지만, 지난주부터 외국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아이폰 프로 시리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보통 출시 후 반년쯤 지나면 판매량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지금처럼 판매가 늘어나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다"고 덧붙였다.

 

삼성스토어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뉴멕시코에서 왔다고 밝힌 알마 곤잘레스 씨는 "딸을 위한 태블릿PC를 관세 적용 전에 사둘 생각이었다"며 "미국에 돌아가서 사려 했지만, 본사가 있는 한국에서 직접 구매하는 게 더 안전할 거란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 미국에서 인기있는 일부 제품들은 사재기로 인해 구매조차 힘든 상황이다. 사진은 삼성스토어 전경. ⓒ르데스크

 

현재 미국으로 입국할 때 전자제품에 대해 최소 800달러(약 117만원)까지 면세가 적용된다. 800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항목별로 최소 3~5%의 세금이 부과된다. 예를 들어 1500달러짜리 제품을 구입했을 경우, 면세 한도(800달러)를 제외한 700달러에 대해 3%의 세금이 적용돼 총 21달러의 세금이 부과되는 구조다.

 

다만 아이폰16 프로처럼 117만 원이 넘는 제품을 구매했더라도 포장을 개봉하고 개인이 직접 휴대해 입국하면, 개인 사용 목적의 물품으로 간주돼 면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개봉 상태로 입국하면 재판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 세금뿐 아니라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큐반은 자신의 SNS를 통해 "치약부터 비누, 옷까지 가능한 한 빨리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두라"며 "다음에 들어오는 제품은 모두 관세가 붙은 가격으로, 지금보다 훨씬 비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국은 중국, 베트남, 인도, 일본 등 주요 수입국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세 적용 전 사재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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