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국민연금 구조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회의 첫날부터 위원 구성을 두고 의견이 대립해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비교섭단체로 참여한 진보당 전종덕 의원에게 “재정안정화에 대한 입장이 없다면 특위에서 빠져 달라”고 지적하며 강선우 민주당 의원의 과거 발언까지 문제 삼자 여야 간 “특위에서 빠져라, 사과하라”며 비난이 이어졌다.
연금특위는 올해 말까지 연금의 구조 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에 8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을 각각 여야 간사로 선임했다. 위원장은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맡았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수민·김재섭·우재준·김용태 의원, 민주당에서는 남인순·강선우·김남희·모경종·박홍배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비교섭단체로는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포함됐다.
윤영석 연금특위위원장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금제도는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근간이지만 유래 없는 저출산과 고령화 속에서 연금제도 보장성과 지속가능성이 큰 위협 받고 있고 많은 국민께서 걱정과 우려의 말씀을 하신다”고 말했다.
윤영석 위원장은 “국회는 지난 3월 20일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3% 조정하고 소득대체율을 43%로 올리는 모수개혁을 이뤄냈다”며 “연금특위는 연금제도의 구조개혁이라는 중차대한 과제 맡고 있고, 국민적 요구를 충실히 받들어 반드시 결실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간사인 김미애 위원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조정으로 연금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별로 없을 것이고 진짜 개혁은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며 “기성세대 기득권 보호를 위해 청년들을 희생양 삼았다는 주장에 국회가 답할 차례로,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부담을 전 세계가 분담하는 방향으로 개혁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당 간사인 오기형 위원은 “연금개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국민연금의 개혁으로 주로 언급되는데 그보다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이 함께 포함된 공적 노후소득보장제도 개혁으로 표현하자”며 “국민연금에 대한 국고 투입 논의도 구체적으로 해야 하며 향후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과 재정 여력 점검을 위해 기획재정부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회의 시작부터 세대 간 형평성 논란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3040세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야가 합의한 연금개혁 모수개혁안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의 가장 큰 이해관계인 청년층 비토가 커지고 있다, 청년 세대 입장에서 본인들이 연금을 받을 때 2071년이 되면 결국 연금이 고갈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지적하며 “이것을 청년을 위한 연금개혁이라고 주장하니 본인들 입장에서 얼마나 어이없고 황당하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증세 없는 복지 확대 같다”며 “청년세대가 많이 내고 많이 받고 또 기성세대들이 안전한 노후를 즐길 수 있다면 누가 반대하겠느냐, 현실적으로 재정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는 뼈를 깎고 살을 깎는 구조개혁, 모수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도 “청년에게 손해라는 주장도 무시할 수는 없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고 목소리 내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살펴봐야 된다”고 강조하며 “연금개혁 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견을 교환하며 회의를 이어가던 중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의 발언 이후 고성이 시작됐다. 우재준 의원은 “양당에서 연금개혁 합의문에 재정안정화 조치를 향후 논의하겠다고 했는데 자동안정장치 도입에 반대하고, 소득대체율은 43%도 모자라서 50%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종덕 진보당 위원님이 (특위에)들어오셨다”고 말했다.
이어 전종덕 진보당 의원을 향해 “오늘 연금개혁합의문 재정안정화 조치에 동의하는 건지, 동의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재정안정화를 시킬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 있는지 알고 싶다, 만약 없다면 연금특위 구성에서 빠져주시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전종덕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은 “무례한 발언”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우 의원은 지난달 24일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연금개혁이 청년이 불리하다고요? 모르면 공부하고 알 때까지 입 좀 다물고 있으십시오”라고 쓴 글을 언급하자 당사자 간의 고성은 더욱 커졌다.
전종덕 의원은 “한 당의 특정 위원이 의장이 선임한 위원에 대해 나가라 마라 할 자격 있느냐”며 “상당히 무례하다”고 강하게 비판했으며 강선우 의원도 “실명을 거론하며 제 의정 활동에 대해 비판이 아닌 비난을 했다,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목소리가 커지자 윤영석 위원장이 중재에 나섰고 이에 우재준 의원은 “일정 부분 표현에 있어 앞으로 주의해서 존중하겠다, 유감의 뜻을 표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 위원들은 “유감은 사과가 아니다”라고 소리쳤고 국민의힘은 “그 정도면 사과지, 적당히 하라”는 고함이 나왔다.
이에 윤 위원장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급히 산회를 선포했고 산회 후에도 사과 문제로 여야 간 공방이 이어져 1차 연금특위 회의는 제대로 된 논의도 해보지 못하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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