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SK그룹이 창립 72주년을 맞이해 지난 7일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의 사저인 삼청동 '선혜원'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오너 일가, 경영진이 모여 창립정신을 되새기고,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삼각파도'(미국의 관세 전쟁,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1953년 직물 사업으로 출발해 정유, 정보통신,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현재 국내 재계 2위의 위치에 올라섰다. 최태원 회장은 과거의 위기를 형제 경영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도전 역시 성공적으로 헤쳐 나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한국 최초의 직물 수출 기록을 세우며 SK를 기업집단으로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의 사후 경영권은 친동생 최종현에게 넘어갔고, 최 선대회장은 대한석유공사 인수 등을 통해 SK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행사에서 최태원 회장은 "변화와 AI 대응이 중요하다"며 SK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초 작업을 강조했다. 그는 AI 산업의 급성장에 맞춰 SK가 이 분야에서 선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 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의 성장을 기반으로 삼각파도를 극복하기 위한 시나리오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 정유사업과 반도체 부문에서의 높은 수출 비중과 함께, 배터리 및 바이오 분야에서도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이러한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최 회장은 또한 SK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AI에 대한 국가 정책과 속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SK가 AI 기술을 활용해 사업의 수익성과 재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개발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SK는 창립 72주년을 맞아 과거의 성장을 발판 삼아 미래를 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내부 운영 개선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SK는 변화의 중심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창립 기념일을 맞아 최 회장은 창업 정신을 기리며, 최근 미국발 관세 전쟁 등으로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창업정신으로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SK는 지난 2018년부터 선경직물 설립일인 4월 8일을 창립 기념일로 지정하고 매년 행사를 진행해왔다.
SK그룹은 1953년 경기 수원에서 선경직물로 시작해 한국전쟁 직후 물자가 부족하던 국내에 안정적인 직물 제품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55년 출시한 '닭표안감'으로 국내 양복안감 시장을 석권하며, 1962년 홍콩으로 판로를 넓혀 국내 첫 직물 수출을 기록했다.
1973년 최 창업회장이 별세한 후, 그의 친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받았다. 최 선대회장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하며 '석유에서 섬유까지'로 일컬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뤘고, 이후 SK텔레콤 등 정보통신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SK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와 주력 사업 집중을 위한 선제적인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으며, AI를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삼고 데이터센터와 거대언어모델(LLM)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그룹은 앞으로도 창립정신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혁신과 성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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