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전사민은 지난해까지 1군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올해는 투심과 포크볼의 조합을 앞세워 핵심 불펜투수로 거듭났다. 이호준 NC 감독은 그를 두고 “진화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사진제공ㅣNC 다이노스
“진화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우완투수 전사민(26)은 지난 시즌까지 1군에서 눈에 띄는 기록을 남기진 못했다.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7순위)의 높은 순위에 지명됐지만, 지난해까지 통산 34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6.66을 남긴 게 전부였다. 1군에서 가장 많은 17경기에 등판했던 2024시즌에도 ERA는 9.51(23.2이닝 25자책점)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전과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4차례 시범경기에서 4.1이닝 동안 3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불펜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194㎝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과 포크볼이 특히 위력적이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개막전이었던 3월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아웃카운트를 1개만 잡고 4실점(2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기대만큼 실망도 컸다. 그러나 이튿날(3월 23일) KIA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를 챙긴 뒤부터는 탄탄대로다. 최근 5경기(6이닝)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 5개를 엮어내는 동안 4사구도 전무하다. 약점으로 꼽혔던 NC 불펜의 숨통을 트인 주인공이다. 평균구속 148.2㎞의 투심패스트볼과 엄청난 낙폭의 포크볼이 일품이다.
애초 전사민은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연상케 하는 체격으로 관심을 모았다. 오타니의 키는 193㎝로 전사민과 비슷하다. 2023년 6월 22일 창원 LG 트윈스전에선 지명타자의 소멸로 타석에 들어선 까닭에 야구팬들 사이에서 ‘전타니(전사민+오타니)’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를 팔꿈치 부상 이전까지 프로 무대에서 투・타를 겸업했던 오타니에 빗댄 것이다. 전사민의 롤 모델이 오타니라 이 표현이 싫지 않다.
제구력도 개선됐다. 지난해까지 통산 탈삼진(26개)/볼넷(37개) 비율이 좋지 않아 고민이 컸지만, 올해는 적어도 볼넷을 남발할 걱정은 사라졌다. 변화구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엄청난 변화다. 전사민은 “지난해부터 포크볼을 연습해서 쓰기 시작했는데, 작년 가을리그 때부터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제는 하나의 주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호준 NC 감독은 “(전사민이) 지금처럼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우리 팀에서 가장 믿고 쓸 수 있는 선수다. 진화하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여느 때와 다른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지금에 만족할 생각은 전혀 없다. 전사민은 “욕심부리지 않고 내가 준비했던 것만 꾸준히 한다고 생각하겠다”며 “다치지 않고 지금까지 했던 대로 꾸준히 잘해서 시즌 끝까지 계속 이 자리에 있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