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네 달 연속으로 경기 하방 확대를 경고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이 본격화된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7일 ‘경제동향 4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하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의 양호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고 소비 증가세는 미약한 수준을 보이며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그간 KDI는 1월에는 하방 위험 증대, 2월 하방 위험 고조라고 진단했고 지난달과 이달에는 ‘하방 압력 확대’라는 평가가 내놨다. 지난해 주로 ‘경기 개선이 완화되고 있다’는 표현을 쓴 갓과 달리 올해부터는 직접적인 경고를 던지고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지난 2월 기준 설비투자는 조업일수 확대 및 반도체 관련 투자의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 7.7% 상승했다. 반면 소매 판매는 1.1%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건설기성이 전년보다 21% 하락하는 등 부진이 지속되며 하방 위험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월(0.7%)보다 높은 3.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평균 기준으로도 5.5% 증가하면서 1∼2월의 저조했던 흐름을 일부 만회했지만 1분기 전체로 보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고용 둔화도 지속됐다. 2월 취업자 증가 폭은 전월과 유사한 13만 6000명이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이 각각 7만 4000명, 16만 7000명 줄어드는 등 주요 업종 취업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실업률도 모든 연령대에서 올랐다.
KDI는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국제 통상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세계경제 성장세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위축됐다”며 “4월 들어 미국의 관세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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