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윤 전 대통령과 급하게 선 긋기에 나섰다. 약 2개월 후에 치러질 조기대선까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고정 지지층까지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당 차원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징계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 기각·각하를 주장하던 친윤계 권영진 의원은 7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대통령도 선거라든지 정치는 당에 맡긴다고 하셨다. 그런 기조로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에 대해서도 “낮다고 본다. 또 그렇게 하셔서도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 구도가 아니라 윤석열과 이재명의 구도로 끌고 가고자 하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전략의 첫 번째일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거나 또 우리 당의 후보 중에 대통령의 국민적 지지가 아직도 일정 부분 남아 있기 때문에 거기에 기대려는 유혹을 받는 순간 저는 대선은 어려워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당권과 대권까지 고려 중인 김기현, 나경원 의원은 탄핵 정국 당시 앞장서서 ‘기각’ ‘각하’ 필요성을 역설했던 자신들의 입장을 스스로 거두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탄핵 선고 직후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폐족이 됐다. 다가오는 선거는 이기기 어렵다”며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전열을 재정비하고, 다음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도 자신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열심히 나간 것을 두고 “많은 분이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싸운 분들을 두고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게 아니었는가’라고 말했다. 그런데 저와 많은 분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런 참담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해서 탄핵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본안에 들어가면 헌법재판소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절차 관련 요건으로 각하를 주장했던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당의 고정 지지층인 TK(대구·경북)마저 ‘탄핵 반대’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TK 유권자들이 차기 지도자로 꼽은 인물은 한동훈 전 대표(11%)다. 김문수 장관 7%, 홍준표 시장 6%,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5% 순으로 뒤를 이었다.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가 탄핵 반대 김 장관을 제친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을 출당하는 등 징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오는 6월 3일로 잠정 결정된 조기대선일까지 윤리위를 열지 않기로 7일 결정했다. 대선이 2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이 분열하는 모습보다 통합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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