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1년 전만 해도 소속팀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다비드 데헤아는 피오렌티나를 지키는 수호신이 됐다.
7일(한국시간)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피오렌티나가 데헤아에 대해 1년 계약 연장 조항을 발동하려 한다. 훌륭한 경기력 덕분에 데헤아는 2026년 6월까지 피오렌티나에서 뛰게 됐다”라고 전했다.
데헤아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골키퍼 중 한 명이었다. 20세도 되기 전에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주전으로 도약하며 2009-2010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세간의 주목을 끌었고, 데헤아를 눈여겨보던 알렉스 퍼거슨 당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의 눈에 들어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올드 트래퍼드에 입성했다. 2012-2013시즌 맨유의 마지막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함께했던 데헤아는 맨유가 암흑기에 빠진 뒤에도 2022-2023시즌까지 맨유 최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발기술이 아쉬워 트렌드에 맞지 않는 골키퍼라는 오명에도 뛰어난 반사신경 하나만으로도 기용할 가치가 충분했던 선수였다.
지난 시즌에는 팀 없이 무적 생활을 해야 했다. 에릭 텐하흐 감독은 데헤아 대신 아약스 시절 애제자였던 안드레 오나나를 데려왔다. 데헤아는 새 팀을 물색했지만 맨유에서 한화로 6억 원이 넘는 고액 주급을 수령했기 때문에 높아진 몸값을 감당할 만한 구단이 나타나지 않았다. 데헤아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5부리그 훈련장에서 골키퍼 연습을 하는 영상 등을 올리며 자신이 여전히 골키퍼로서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보여줬음에도 자유계약 이적이 성사되지 않은 이유다.
데헤아에게 손을 내민 건 피오렌티나였다. 데헤아는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조건으로 피오렌티나에 입성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 익숙하지 않은 무대여서 적응기가 필요할 거란 관측이 있었지만 기우였다. 데헤아는 녹슬지 않은 선방 능력으로 피오렌티나가 초반 돌풍을 일으키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지금도 피오렌티나는 리그 31경기 32실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 4위에 올라있는데, 경기당 2.96회에 달하는 선방을 보여주는 데헤아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두말할 것 없다.
피오렌티나는 여전히 훌륭한 능력을 보여주는 데헤아를 한 시즌 더 신임하기로 했다. 데헤아는 맨유를 나온 이후 그대로 선수 경력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으나 스스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에 다시금 최상위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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