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안양] 김정용 기자= “준비한 대로 됐다.” FC안양 선수와 감독들이 홈 첫 승을거둔 뒤 밝힌 승리 비결은 마치 한 사람의 말처럼 비슷했다.
6일 경기도 안양시의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7라운드를 치른 FC안양이 강원FC에 2-0으로 승리했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부 홈 승리를 거둔 안양이 3승 4패로 무승부 없는 시즌 행보를 이어가며 승점 9점으로 하위권에서 탈출했다. 순위를 8위로 끌어올렸다.
▲ 도전적인 ‘스리백’이냐, 수비적인 ‘파이브백’이냐… 유병훈 감독의 해석은
이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 모두 서로를 꿰뚫어보고 있다는 듯 이야기했다. 실제로 유병훈 안양 감독의 말처럼 강원은 포백으로 시작했다가 2-3-5 대형으로 변환해 빌드업하는 특유의 세련된 축구로 나왔다. 정경호 강원 감독도 안양이 중앙 수비를 세 명 배치할 것을 꿰뚫어봤다.
그런데 세부적으로는 해석의 차이가 있었다. 정 감독은 안양 대형에 대해 “5-4-1 아니면 5-3-2”라고 말했다. 반면 유 감독은 꾸준히 “스리백”이라고 이야기했다. 비슷한 선수 배치를 두고 측면 수비수를 얼마나 수비적으로 기용하는지, 팀 전체가 얼마나 수비에 치중하는지에 따라 스리백과 파이브백을 구분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경기는 유 감독의 의도대로 됐다. 유 감독은 앞선 전북현대전부터 기존의 포백 대신 3-5-2 대형을 팀에 도입했는데, 하프 스페이스(좌우 측면과 중앙이 아닌 그 사이 공간)를 지배하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 평균 연령이 높은 안양 미드필더들이 중앙을 떠나 하프 스페이스까지 커버하려면 체력소모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었다. 이는 단순히 수비 숫자를 늘려 뒤로 주저앉는 게 아니라 미드필드를 더 촘촘하게 커버하겠다는 의도였다.
전북전에 이어 강원전에서도 안양은 마냥 물러나 지키지 않고 중앙에 숫자가 많은 대형 특성을 살려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에두아르도, 채현우가 김정현의 좌우에서 일종의 메찰라로 배치돼 압박과 공격전개를 맡았다. 경기 전 정 감독은 강원의 숙제가 상대진영으로 진입한 뒤의 공격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날은 안양의 강한 압박으로 빌드업 단계부터 그리 원활하지 못했다. 이날 승격팀 안양이 슛 16회로 지난 시즌 상위권이었던 강원의 10회보다 더 많은 득점기회를 창출했다.
▲ 강원 약점을 공략한 ‘원포인트’ 득점루트
안양의 선제골은 후반 39분이 되어서야 최규현이 기록했는데,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공을 받아 차 넣은 발리슛이었다. 그런데 경기 후 최규현 등 안양 측은 준비된 전술 그대로라고 말했다.
강원이 세트피스 수비를 할 때 세컨드볼 낙하 위치에 선수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지점에 일부러 선수를 배치했다는 설명이었다.
‘우리가 노린대로 됐다’는 말은 득점상황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빠른 전환과 탄탄한 수비를 유지해 줬다”고 말했다. 경기 전에는 상대 3-2-5 대형 공격을 막기 위한 대비가 되어 있다고도 했다. 실제로 강원은 다양한 빌드업 패턴을 갖고도 후방에서 주로 공을 돌렸다. 안양 선수 개개인이 깔끔한 수비를 하지 못해 공이 빠질 때도 있지만 높은 집중력으로 두 번째 선수가 접근해 견제했다.
▲ K리그1에서도 가치를 증명해 가는 세미프로 출신 선수들
안양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 입성한 K3리그 및 K4리그 출신 선수들을 로테이션 멤버로 잘 활용했다. 이들은 강원전 승리에도 힘을 보탰다.
스트라이커 모따가 벤치로 물러난 자리에는 김운이 투입됐다. 김운은 K3 및 K4리그에서 서서히 기량을 발전시킨 끝에 지난해 안양으로 이적, 만 29세에 프로 무대를 밟은 선수다. 득점력이 탁월한 건 아니지만 성실한 움직임으로 전술적인 역할을 잘 수행한다. 이날도 김운은 눈에 띄게 부지런했다. 2선과 측면으로 자주 빠지기도 하고 전방압박도 최선을 다해 가담하는 등 전술적으로 다양한 기여를 했다. 개인기량으로 수비를 부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계속 부지런하게 뛰다보면 장차 득점기회도 잡을 만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처음 프로 무대를 맛본 최규현 역시 부지런한 선수다. 많은 활동량으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미드필더다. 후반전 교체투입돼 투톱 아래에 배치된 최규현은 시즌 초반에 K리그1 데뷔골까지 넣었다.
안양은 주요 외국인 선수 중 2선 자원인 야고가 지난해만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날 교체투입돼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는데 드리블은 잘 해놓고 머뭇거리다가 놓치기도 했다. 유 감독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며 앞으로도 활용방안을 찾겠다고 이야기했다. 대신 3부, 2부에 이어 1부에서도 가치를 증명해 가는 국내선수들이 홈 첫승 주역이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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