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막내아들 김동선 부사장이 폭력 사건으로 잠시 한화를 떠났다가 경영에 복귀한 지 5년이 됐다. 최근 김 부사장은 실적이 좋은 파이브가이즈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파이브가이즈를 제외한 그룹 내 유통회사 대부분은 계속해서 성적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 전체 영업이익이 3배 이상 하락했으며 계열사들도 대부분 성적이 부진했다.
김 부사장의 경영 경험은 대체적으로 짧아 성적 부진이 그리 이상한 점은 아니다. 다만 성적과 무관하게 지난달 아버지로부터 지분을 일부 증여받았다.
경영 복귀 5년 맞은 김동선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부사장이 그룹 복귀 5년 차를 맞이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폭력·폭언으로 한때 한화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말 그룹에 복귀한 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를 맡으면서 다시 경영에 참여했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비전의 미래비전총괄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한화건설 해외사업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은 지난 2023년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도입해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파이브가이즈 운영법인 에프지코리아는 지난 2023년 설립 이후 한 해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올렸다.
에프지코리아의 매출액 추이는 99억9145만원(2023년)에서 465억1099만원(2024년)으로 7배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13억2930만원(2023년)에서 33억7390만원(2024년)으로 4배 오르면서 흑자전환했다.
한화갤러리아 및 계열사 대부분 성적 하락
파이브가이즈의 성장은 한화갤러리아 전체 매출을 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 매출액 추이는 5383억1369만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하지만 한화갤러리아의 전체 성적은 3배 이상 감소했다. 최근 2년 한화갤러리아의 영업이익은 98억2059만원(2023년), 31억2916만원(2024년)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023년 3월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인적분할돼 한화그룹 지주사인 (주)한화의 자회사로 있다.
김동선 부사장의 파이브가이즈는 실적이 좋은 반면 이 외 한화갤러리아 산하에 있는 계열사들 성적은 대부분 하락했다.
백화점·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최근 3년 매출액 추이는 1371억525만원(2022년), 1282억68만원(2023년), 1194억8270만원(2024년)으로 매년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2억6937만원(2022년), 34억6416만원(2023년), 3억5587만원(2024년)으로 3년 만에 40배 가까이 줄었다.
한화갤러리아 계열사 한화비앤비의 최근 2년 영업이익은 지난 2023년 -2억8704만원에서 지난해 -3억2838만원으로 13% 감소했으며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비앤비는 제과점·커피·음료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지난해 6월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인수됐다.
또한 한화갤러리아 계열사 퓨어플러스의 최근 2년 영업이익은 22억8893만원(2023년)에서 19억8846만원(2024년)으로 15% 하락했다. 퓨어플러스는 비알콜성음료를 제조·판매하는 회사이며 한화갤러리아가 지난해 9월 퓨어플러스 지분 100%를 취득했다.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유통 부문 중 실적이 안 좋은 건 한화갤러리아뿐만 아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경우 한 해 만에 성적이 72% 하락했다. 지난 2023년과 지난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영업이익은 각각 237억8663만원, 138억2967만원이다.
경영 능력 상관없이 지분 증가한 김동선
김동선 부사장은 현재 유통 분야에서 파이브가이즈 외 시원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푸드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아워홈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아워홈은 단체급식 사업, 외식사업, 식품 및 식사재 제조·유통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다.
하지만 아워홈 인수에 핵심동력인 한화푸드테크의 실적은 좋지 않다. 지난해 한화푸드테크 매출액 추이는 1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110억원에 달한다. 한화푸드테크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아워홈 인수가 무리한 행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계열사 한화푸드테크는 첨단기술을 식품산업에 활용하는 회사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 실무 경험이 부족한 김동선 부사장이 앞으로 아워홈 인수를 비롯해 유통 회사들을 어떤 방식으로 일궈갈 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김동선 부사장은 경영 능력과 상관없이 직급과 지분이 높아가고 있다. 김 부사장은 4년 만에 상무, 전무, 부사장 순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지난달에는 아버지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김 부사장 포함 삼형제가 (주)한화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최근 한화그룹의 오너 3세 경영과 계열 분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계열 분리 가능성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그룹의) 1대 주주는 여전히 김승연 회장이고 향후 계열 분리 가능성은 아직까지 논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
Copyright ⓒ 더리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