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여행 시장이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32년까지 시장 규모는 19억 7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매년 약 9%씩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AI 기술은 온라인 여행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특히, 항공사와 호텔 등 직접 공급자와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등 온라인 여행사(OTA)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 직접 예약 강화하는 항공사·호텔, OTA 의존도 줄이고 AI로 승부수
최근 여행 산업의 가장 큰 변화는 항공사와 호텔이 OTA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직접 예약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트로스펙티브 마켓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직접 예약 트렌드는 OTA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AI를 활용해 마케팅 콘텐츠를 자동 생성하고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연간 수익 목표를 6배 이상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항공사와 호텔은 AI를 활용해 고객 경험을 개인화하고 충성도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특별 할인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을 직접 채널로 유인하고 있다. 직접 채널로 고객들이 예약을 하면 온라인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절감할 뿐 아니라 고객 데이터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을 확보하여 더 정교한 AI 기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AI 기술의 민주화로 중소 규모 호텔과 지역 항공사들도 대형 OTA 수준의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전통적인 OTA 비즈니스 모델을 약화시키고 고객 충성도를 항공사와 호텔로 이동시키는 추세다.
◇ AI로 무장한 OTA, 운영 효율화·개인화 추천으로 반격
하지만 OTA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수십 년간 쌓인 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자신들의 강점인 폭넓은 선택지와 가격 비교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부킹닷컴의 여행 AI 플래너 도입이나 익스피디아의 실시간 개인화 추천 시스템은 OTA들이 AI를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인트로스펙티브 마켓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부킹홀딩스는 AI 이니셔티브 덕분에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OTA들은 AI를 통해 가격 분석, 예약 절차 자동화, 데이터 통합 등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실시간 가격 분석과 예측을 통해 항공사나 호텔보다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한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여행 옵션을 제안하고 AI 챗봇을 통해 24시간 고객 문의에 응대함으로써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
◇ 경쟁 심화 속 승자는 고객, AI 활용 능력에 따라 희비 엇갈릴 듯
항공사와 호텔, OTA 간의 치열한 경쟁은 궁극적으로 여행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옵션을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어느 쪽이 우세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직접 예약 채널은 특히 고급 여행과 비즈니스 여행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OTA는 다양한 옵션을 비교하고자 하는 레저 여행자와 가격에 민감한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AI 시대 온라인 여행 시장에서 진정한 승자는 항공사나 호텔, OTA가 아닌 바로 고객이 될 것이다. 양측의 경쟁은 더 개인화된 서비스, 더 나은 가격, 더 편리한 예약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항공사와 호텔이 직접 예약 채널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OTA가 AI를 활용해 자신들의 강점을 강화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쟁은 궁극적으로 더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온라인 여행 생태계를 만들어낼 것이다.
확실한 것은 AI가 온라인 여행의 미래를 형성할 것이며 이 기술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플레이어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패권 다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술 자체가 아닌 고객의 니즈와 선호도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충족시키느냐가 될 것이다.
Copyright ⓒ 스타트업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