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 붉게 물든 등불 사이로 김민설이 등장했다. 은은한 조명의 틈 사이,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공간에서 그녀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서 있었다. 어깨에 힘을 빼고 벽에 살짝 기댄 그녀의 모습은 긴장보다는 여유에 가까웠고, 어두운 거리 속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핑크빛 롱 원피스는 소녀의 순수함과 여성의 우아함을 동시에 품고 있었다. 살짝 부푼 스커트 라인은 걷는 순간마다 은근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며, 그 자체로 시선을 붙잡았다. 같은 톤의 크로스백과 운동화는 과하지 않게, 그러나 무심하지 않게 스타일을 완성해주었다. 따뜻하면서도 쿨한 감성을 지닌 그녀답게 조명 하나까지도 자신의 무드로 바꾸는 듯했다.
특히 재킷의 선택이 인상적이다. 허리선이 살짝 들어간 크림색 짧은 재킷은 그녀의 체형을 슬림하게 강조해주었고, 단정하면서도 살짝은 아찔한 매력을 더했다. 상반된 무드가 교차하며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룩에 섬세한 균형을 만들어주었다. 도시적인 터치와 아날로그 감성이 절묘하게 섞인 스타일이었다.
조명 하나하나가 은밀한 분위기를 더하는 이 거리에서 김민설은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 공간의 일부처럼 자연스러웠고, 동시에 그 공간을 지배하는 존재처럼 눈에 띄었다. 핑크 컬러의 볼륨감 있는 스커트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품은 듯 부드러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녀의 시선, 자세, 그리고 입술의 곡선까지도 이 거리의 풍경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카메라를 향한 그녀의 표정은 장난스럽고, 동시에 도발적이다. 머리를 한쪽으로 넘긴 채 입술을 살짝 오므린 모습은 그 자체로 시적인 여운을 남겼다. 그녀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듯, 그러나 누구보다 카메라를 잘 아는 듯 행동했다. 누군가의 시선을 기다린 듯하면서도, 그 시선을 가볍게 무시하는 연출. 이 거리에서 가장 뜨거운 존재는 붉은 조명이 아니라 김민설이었다.
길을 지나던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김민설의 룩은 이질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 거리를 위해 준비된 의상처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레트로한 분위기와 그녀의 스타일은 서로를 끌어당기는 자석처럼 단단하게 붙어 있었다. 고전적이면서도 모던한 이중적인 매력. 바로 그게 김민설 스타일의 핵심이다.
무심한 듯 벽에 기댄 포즈는 계산된 연출이었고, 그녀의 옷차림은 소소한 디테일까지 치밀했다. 가방 끈의 길이, 운동화의 끈, 재킷의 여밈.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꾸민 듯 보이지 않는 것이 김민설만의 능력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저 옷, 나도 입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힘. 감성의 전달력이 뛰어난 스타일링이었다.
최근 김민설은 다양한 로케이션에서 자신만의 감각적인 패션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은 일상이 곧 화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감도 높은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이번 여행 역시 그녀의 스타일리시한 행보에 또 하나의 챕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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