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약사, 그 이상의 존재를 꿈꾸는 ‘무한도전’
- 역대 최연소 약사회장의 ‘멀티 페르소나’
- ”상담은 공짜, 약국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세요“
최근 우리는 ‘부캐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 가상 공간에서 사용하는 서브 캐릭터를 의미했던 부캐가 현대 사회에서 ‘또 다른 나’를 표현하는 킬러 콘텐츠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제 부캐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이자 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최근 하남시약사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하남스타약국 최용한 약사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약사라는 본업에 충실함과 동시에, 약국 마케팅 및 제약사 컨설팅, 금융 분야, 그리고 교육과 강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자신만의 부캐 세계를 넓혀왔다. 그의 행보는 단순한 다재다능을 넘어, 끊임없이 도전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온 노력의 결과다. 최용한 회장이 보여주는 진정한 멀티페르소나는 오늘날 부캐 전성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하나의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보험부터 약국 컨설팅까지, 최용한 약사 ‘24시간이 모자라’
수년 전 24시간이 부족하다는 어느 유행가의 노랫말이 화제였던 적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담은 이 노래는, 결과적으로 오늘날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현실을 반영 중이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각자의 삶의 방식과 상황에 따라 그 시간은 늘 부족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2017년 하남스타약국의 첫 시작을 알린 최용한 대표 약사 역시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그런 삶을 살아왔다. 약사 본연의 업무 이외에도 약국 프랜차이즈 임원이자 약국 마케팅 및 제약사 컨설팅을 돕는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여기에 더해, 국내 유명 보험사의 금융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며, 약사 대상의 교육과 강연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입지도 탄탄히 다져왔다. 더욱이 그가 최근 하남시약사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그의 커리어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더해졌다. 본캐와 부캐를 넘나들며 누구보다 열정적인 삶을 살아온 최용한 약사. 그의 지난 시간 속 희로애락은 많은 이에게 영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해 보였다. 멀티태스킹이 요구되는 시대에 부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그의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최근 하남시 약사회장에 선임됐다. 신임 회장으로서 포부는
“코로나 이후 약사회 활동이 개인화됐다. 과거 지역 중심으로 소모임 문화가 있어서 서로 친목도 다지며 도와주는 관계가 있었다. 지금은 그런 문화가 많이 사라져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특히 하남시는 구도심과 신도시가 공존하는데 중간층의 약사가 거의 없다. 저는 그 중간 역할을 하면서, 서로를 연결하는 커뮤니티를 다시 만들고자 한다. 소모임 형태의 반회도 다시 구성하고, 전체 모임도 기획하면서 약사의 유대와 처우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최연소 약사회장’이라는 타이틀에 부담은 없었는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웃음) 처음엔 부담이 컸다. 알려진 것처럼 제가 역대 시약사회 회장 중 최연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대 재학 시절 대한약학대학학생협회(이하 약대협) 의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 졸업 후에도 대한약사회 청년약사위원회, 총무위원회, 하남시 총무위원회 등 다양한 직책을 맡아왔다. 하남시 전임 회장님은 무려 18년 동안 6선을 하셨고, 다른 임원분들도 거의 18년 이상을 함께 하셨다. 젊은 약사들이 약사회에 관심이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에게 차례가 온 것 같다. 다들 “최용한 약사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도와주겠다.”라고 해주셨고, 그동안의 노고를 알기에 저도 기꺼이 회장직에 도전하게 됐다.”
지역민과 지역사회와 함께할 하남시 약사회의 행보는
”기존에도 진행해온 ‘건강한 하남시 만들기’ 프로젝트는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지역 복지관 및 단체와 협력해 복지 사각지대 발굴도 준비 중이다. 더불어 약국은 지역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이기에 단골 환자의 징후를 파악하고 복지 정보가 담긴 약 봉투를 제공해 자연스럽게 시청이나 복지기관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도 함께한다. 이외에도 ‘아동학대 의심 사례’를 모니터링 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의 약 복용 상태를 점검한다. 이처럼 하남시 약사회가 지역사회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늘 문을 열어두고 있으며 어떤 아이디어든지 공유해 주면 적극적으로 협력할 생각이다.“
본업인 하남스타약국의 설립 당시를 돌아보자면
“2017년 약국을 설립 당시 스타필드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상권이 굉장히 좋았고,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하남스타약국의 시작과 함께 약 종류를 대폭 확장했다. 어떤 약이든 손님이 찾는 건 모두 갖춰놓고자 했다. ‘단 한 명의 손님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고객 응대에도 신경을 많이 썼으며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그 결과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유형적 성과 이외에도 약국을 알리고 신뢰를 쌓고자 지역사회 활동도 집중했다. 덕분에 이제는 ‘스타필드에 있는 그 약국’으로 많이들 기억해 준다. (웃음) 더불어 하남스타약국에서는 ‘공공심야약국’도 3년째 운영하며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문을 엽니다. 정부 예산으로 지원되는 사업이지만 홍보가 부족해 모르는 분이 더 많다. 이 자리를 통해 공공심야약국의 존재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약국 프랜차이즈 기업의 창립 멤버이자 임원으로도 알려졌다
“2018년부터 ‘참약사’라는 약국 체인 사업에 참여해왔다. 현재 전국 약 600개 약국이 함께하며 약국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PB 제품과 전용 소프트웨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참약사’의 창립 멤버로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운영 중인 하남스타약국과도 관련 있다. 이곳에서 약국을 운영하기 이전 세계 1위인 글로벌 드러그스토어인 ‘부츠(Boots)’ 국내 1호점을 운영한 바 있다. 당시 글로벌 수준의 CS 교육, 복장, 진열 방식 등을 적용해 약국을 세팅했고 이런 경험이 인연이 돼 참약사의 현재 대표님과도 이야기를 나누게 됐으며 ‘한국형 드러그 스토어의 완성’이라는 서로의 지향점이 잘 맞아 함께하게 됐다.”
참약사는 기존 약국 시스템과 어떻게 다른가
“가장 큰 차이는 ‘소비자 중심’이라는 점이다. 예전 약국이 다소 낡고 비효율적인 구조가 많았다면 참약사는 진열 방식부터 인테리어까지 고객이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다. 올리브영처럼 깔끔한 분위기를 기본으로 했기에 최근 예쁘다고 평가받는 약국도 늘었다. 물론 천편일률적 시스템을 강요하진 않는다. 약국은 약사가 하루종일 머무는 공간이며 짧게는 몇 년, 길게는 10년 이상 일하는 곳이니, 당연히 본인에게 맞아야죠. 따라서 약사 개인에게 맞춤형 설계가 중심이다. 참약사는 특정 인테리어나 진열 방식을 강요하지 않고 브랜드 컬러나 심볼 정도만 유지하며 나머지는 약사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하는 이유다. 이처럼 약사에게 좋은 입지 찾기부터 인테리어, 진열, 초기 교육까지 전 과정에 함께하며 플랜을 세운다.”
관련 업무에서 마케팅 및 교육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우선 약국 마케팅 구조를 설계하며 전국 약 30개 약국과 함께 키워드 광고, 콘텐츠 마케팅 등을 진행하며 약국 전문 마케팅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다수의 제약회사와 자문 계약을 맺으며 신제품 개발 단계의 피드백과 제품 출시 후 마케팅 방향 설정의 컨설팅도 제공 중이다. 이렇듯 약사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하는 현실적인 조언 및 해결책은 현직 약사뿐 아니라 제약사에게도 양질의 콘텐츠를 전하기 충분하다. 더불어 마케팅 및 컨설팅 업무 이외에도 현직 약사 대상의 교육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보험을 시작으로 금융 전문가로서의 업무도 확장 중이다.
“암보험이나 실비보험 등의 영업을 목적으로 보험 업무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웃음) 주로 생명보험이나 상속세 재원 마련, 절세 플랜, 자산관리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약사를 포함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금융 컨설팅 및 서비스는 자산 증식 과정에서 효과적 자금 전략을 세우기 위한 전문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약사회 내부에서도 이러한 정보가 많이 공유되고 제가 그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보험 및 금융 관련 업무에서 ‘약사’ 혹은 전문직 타이틀로 할 수 있는 영역과 역할들이 다양하기에 동료 약사들 역시 관심을 두고 함께한다면 긍정적 시너지가 되리라 확신한다.”
약사 출신의 금융 전문가는 어떤 시너지가 있을까
“약사는 질환과 약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환자와의 접점이 가장 많은 직업 중 하나다. 환자가 건강 문제를 처음 인식하고 상담하는 1차 창구도 약국이다. 따라서 기존 보험 설계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질환 기반’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상품 판매가 아니라, 이 사람의 건강 상태와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맞춤형 제안이 가능하다. 더불어 약사로서도 소형 보험 상품, 및 저비용 고효율 상품들이 더 많이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안 중이다.”
지속적인 업무 영역 확장의 이유는
“사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삶의 연속이다. 하남스타약국 운영과 하남시약사회 회장으로서의 업무 이외에도 ‘어떻게 약국을 잘 운영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약국 마케팅 법인 설립으로 이어졌다. ‘저 약국은 어떻게 우리 제품을 잘 팔까’라는 제약사의 질문에 답을 제시하고자 컨설팅도 수락하게 됐다. 더불어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좋겠다는 선한 영향력은 결국 현직 약사 대상의 실무 강의와 보험 설계로도 이어졌다. 이처럼 이 모든 업무 확장은 결국 약사로서의 정체성과 성과에서 파생되었고 소중한 인연으로 서로 맞물리며 선순환의 시너지를 갖기 충분하다.”
도전을 주저하는 이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저도 처음부터 업무 영역 확대를 계획한 것은 아니다. 9년 가까이 약국에 집중하며 번아웃이 왔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도전 의욕이 생겼다. 그때부터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해야 하는 것을 하나씩 찾기 시작했다. 시작이 막막할 수 있겠으나 결국 도전은 시작이 반이다.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꼰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한다면 하지 못할 일은 없다.”
앞으로 꿈꾸는 삶의 클라이맥스는
“지금 제가 진행 중인 삶의 다작(多作)을 시스템화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구조로 만들고 싶다. 강의를 통해 동료 약사가 성장하고 마케팅과 컨설팅으로 약국과 제약사가 성과를 이루며 보험으로 누군가가 더 안정된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덧붙여 지역사회와 지역민에게 약사로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도 함께 성장하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오랜 시간 약사로서 소명을 강조해온 하남시 약사회 최용한 회장. 그는 마지막으로 “정보의 홍수 속 의약품 선택 역시 쉽지 않습니다. 약사와 약국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무분별한 정보를 신뢰하기보다 당장 집 앞 약국을 찾아 약사와 상담하는 걸 추천합니다. 약국은 상담료가 없습니다. 따라서 어느 기관보다 효율적인 건강 상담소죠.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약국을 더 적극적으로 잘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앞으로도 제가 남길 ‘인생 대서사시(大敍事詩)’에 많은 응원 부탁드리며 또 한 번의 인생 역작, ‘마스터 피스’가 마무리된다면 다시금 이슈메이커에서 제 이야기를 남기겠습니다”라는 다짐으로 인터뷰를 마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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