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1st] ‘올해도 승격 3팀 전원 강등 확실시’ PL은 기회의 땅 아닌 ‘넘사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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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1st] ‘올해도 승격 3팀 전원 강등 확실시’ PL은 기회의 땅 아닌 ‘넘사벽’

풋볼리스트 2025-04-07 10:51: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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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번 시즌도 승격 3팀이 그대로 강등되는 게 확정적이다. 사우샘프턴은 아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이제 PL은 기회의 땅이 아닌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되고 있다.

사우샘프턴이 강등됐다.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 PL 31라운드를 치러 토트넘홋스퍼에 1-3으로 패했다. 사우샘프턴은 승점 10점으로 리그 17위 울버햄턴원더러스(승점 32)와 격차가 22점으로 벌어지며 남은 7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강등이 확정됐다.

사우샘프턴이 PL 최악의 역사를 다시 썼다. 리그 7경기를 남겨두고 강등되며 2007-2008시즌 더비카운티가 리그 6경기를 남겨두고 강등된 것보다 더 나쁜 기록을 세웠다. 2007-2008시즌 더비는 리그 최소 승점(11점), 리그 최다 패배(29패) 등 PL 역사상 최약체로 분류된다. 사우샘프턴은 이미 승점 10점을 쌓았지만, 최근 리그 21경기 1승 3무 17패로 극도의 부진을 겪었기에 더비가 가진 기록을 갈아치우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사우샘프턴과 함께 지난 시즌 승격한 레스터시티와 입스위치타운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레스터는 승점 17점으로 리그 19위, 입스위치는 승점 20점으로 18위에 올라있다. 리그 7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18위 입스위치와 17위 울버햄턴의 격차는 12점이어서 레스터와 입스위치도 강등이 확실시된다. 입스위치가 5일 열린 울버햄턴과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2실점을 하며 1-2로 패한 게 결정타였다.

뤼트 판니스텔로이 레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뤼트 판니스텔로이 레스터시티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승격 3팀이 모조리 강등되는 일이 벌어졌다. 2023-2024시즌 PL에 입성했던 번리, 셰필드유나이티드, 루턴타운은 각자 방식으로 분전했지만 잔류에 실패했다. 해당 시즌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칙(PSR) 위반으로 에버턴이 승점 8점, 노팅엄포레스트가 승점 4점을 감점당했음에도 승격팀들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울버햄턴이 시즌 중반까지 승격 3팀과 치열한 잔류 경쟁을 벌이는 듯했다. 그러나 울버햄턴이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부임 후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과 달리 사우샘프턴과 레스터는 감독 교체가 소용이 없었고, 입스위치는 지난 시즌 번리와 루턴처럼 강등되더라도 승격을 함께한 키어런 맥케나 감독을 신뢰하기로 결정했다.

두 시즌 연속 승격 3팀이 모두 강등되는 건 나머지 PL 17개 구단이 다른 영국 구단과 비교될 정도로 빅클럽이 됐다는 방증이다. 단순히 선수단 가치로만 판단해도 축구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으로 사우샘프턴, 레스터, 입스위치는 약 2억 7,000만 유로(약 4,349억 원) 정도인 데 반해 나머지 PL 17개팀 중 가장 선수단 가치가 낮은 풀럼은 3억 6,200만 유로(약 5,832억 원)로 9,000만 유로 가까운 차이가 났다. 승격팀이 기존 PL 팀보다 선수단 가치가 낮은 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지금처럼 모든 승격팀이 최하위권에 위치하지는 않았다. 유독 지난 시즌부터는 승격 3팀과 기존 PL 17팀의 선수단 가치 차이가 1억 유로(약 1,610억 원) 전후로 벌어지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이전에는 PL 승격만 하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단순히 PL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PL에 성공적으로 잔류한 팀들은 모두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스카우팅을 통해 준척급 선수를 수급할 수 있고, 적어도 유럽에서 이름이 높은 지도자도 모실 수 있다. 웬만한 유럽 빅클럽에서도 쉽게 내지 못할 정도의 금액도 척척 낼 수 있다. PL은 ‘빅6’가 아니라 ‘빅17’의 시대로 나아가는 중이다.

키어런 맥케나 입스위치타운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키어런 맥케나 입스위치타운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PL 팀과 다른 영국 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건 올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순위표로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2위까지 가능한 다이렉트 승격을 두고 경쟁하는 3팀은 번리, 셰필드, 리즈유나이티드다. 번리와 셰필드는 지난 시즌 PL을 경험했고, 리즈도 두 시즌 전까지 PL에 있던 팀으로 투자 규모를 크게 줄이진 않았다. 승격 플레이오프라는 변수가 있음에도 지금 흐름대로 가면 매 시즌 PL 승격팀과 강등팀이 고정되는 그림도 상상해볼 수 있다.

PL과 다른 영국 축구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PSR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갖게 한다. PSR은 빅클럽이 거대 자본으로 이적시장을 교란시키는 걸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세워졌지만, 오히려 중소 클럽들을 옥죄는 규칙이 됐다. 해당 규정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이 없다면 지금과 같은 PL 17개팀 고착화 현상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이제 PL은 기회의 땅이 아니다. 승격팀들도 철저한 구단 운영 계획 혹은 동시다발적인 선수 농사 성공이 없으면 PL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PL이 지금과 같은 정책을 폐기하지 않으면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며, 이것이 장기적으로 PL과 영국 축구 전반에 긍정적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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