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이재훈 기자]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한 특허 소송 2심에서 15억 원 배상 판결을 쟁취하며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대한전선은 상고를 예고하며 대법원행을 준비 중이고, 최소 3년간의 소송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 싸움이 양사의 진짜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LS가 글로벌 시장 규모 300억 달러에 달하는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2009년부터 1조원을 쏟아 부으며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2021년 호반그룹이 대한전선을 인수하고 당진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신축하자, LS는 해저케이블 기술탈취건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 경찰이 수사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건은 해저케이블 기술탈취 건이 핵심인데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수사결과 발표를 하면 이후 LS전선에서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보이며 호반은 기술탈취 건 소송전에 대비한 협상카드로 LS지분을 인수 한 것으로 보인다.
호반의 LS 지분 매입, “투자”라는 얄팍한 변명
호반그룹이 LS 지분 3%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다. 공식 입장은 “전선 산업의 유망성” 때문이라지만, 업계는 이를 “뻔한 연극”이라 단정한다. 상법상 지분 3%만 넘으면 장부 열람권과 주총 소집권이 생겨 LS 내부 정보를 캐낼 수 있다. 소송전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2심 판결 직전인 2월부터 주식을 사들인 타이밍이 의심스럽다. 판결 후 주가 상승을 노린 차익 거래와 함께, 결산 보고서를 확보해 소송 자료를 모으려는 “이중 플레이”라는 분석이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건설업계식 “흙수저 전술”이 전선업계에서도 먹힐지 주목된다.
김상열 vs 구자은, 자존심 건 혈투
이 싸움의 본질은 두 오너의 자존심 대결이다. 김상열 회장은 대한전선을 앞세워 LS의 해저케이블 아성을 무너뜨리려 한다. 반면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3대째 가문을 지키는 “정통 기업가”로, 호반의 도전에 정공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상열 회장은 공격적 확장으로 LS의 숨통을 조이고, 구자은 회장은 안정적 방어로 철옹성을 지킨다. 양보를 모르는 두 사람의 대립에 업계는 “피바다”를 예견한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는 “김상열 회장은 LS 지분 3%로 경영권을 노리는 게 아니라, 구자은 회장을 화나게 만드는 재미로 움직인다”고 꼬집었다.
미래 한국판 프록시 전쟁 가능성
앞으로의 전개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좁혀진다. 첫째, 구자은 회장이 자사주(15.1%)와 오너 지분(32.1%)을 동원해 호반을 “참살”하겠지만, 주가 하락으로 자회사 실적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 둘째, 호반이 지분을 5%까지 늘리면 LS는 “주주 권한 남용”으로 법원에 호소하며 소송전이 격화될 수 있다. 최악으론, 양측의 승자없는 자존심 대결로 방심하는 사이 해외 기업이 어부지리로 한국 시장을 싹쓸이하는 “프록시 전쟁”이 펼쳐질 수도 있다.
특허 소송은 시작에 불과했다. 김상열의 칼날이 구자은의 방패를 뚫을지, 재벌 2세가 흙수저를 짓밟을지? 이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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