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매생이를 보냈다
매생이 뭉치는 삶 만큼이나
거친 파도를 겪어낸 것이다
술에 취해 속이 쓰리다는
남편을 위해 매생이 국을 끓인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끓어 오르는 물에
매생이를 넣으면
둥글게 말고있는 다리를 쭉 펴고
한 올씩 풀려 나온다
어느새 솥안은 바다가 되고
갯내음 갈매기 울음소리 들린다
작은 욕심도 부릴줄 모르는 언니의
한 맺힌 남도의 창이 흘러 나온다
언니는 초록의 매생이다
마음이 들꽃보다 향기로운 것은
거친 비바람을 겪었기 때문이다
매생이 국을 먹을 때마다
언니의 푸른 갯벌이 걸어온다
장경옥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수원문학아카데미 회원
2021년 ‘시인마을 문학상’ 수상
시집 ‘파꽃’ ‘구름 같은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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