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계 통신회사 T모바일이 미국 정부의 압박에 따라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소식은 6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타크와 슈피겔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T모바일은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한을 보내 DEI 정책을 폐기하고 관련 자문위원회를 해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정부의 DEI 정책을 종료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이후 이루어졌습니다.
T모바일의 DEI 포기 결정은 미국 내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입니다. 독일 매체들은 T모바일이 미국 통신업체 루모스를 인수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했습니다. FCC는 T모바일의 서한을 받은 다음 날 루모스 인수를 승인했습니다. 이는 FCC가 기업의 DEI 관행이 인수 합병 승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T모바일은 도이체텔레콤의 해외사업 자회사로, 미국에서는 2000년 당시 업계 2위였던 보이스트림을 인수하며 현재 AT&T, 버라이즌과 함께 미국 3대 통신업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T모바일은 또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협력하여 휴대전화 통신 서비스 사업도 추진 중이며, 최근 FCC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망 연결을 확대하도록 승인했습니다.
독일과 유럽은 미국의 DEI 폐기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독일상공회의소(DIHK)는 "다양한 출신과 성적 지향, 연령대의 사람들을 통합하는 것은 회사의 발전과 노동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독일 기독민주당(CDU)의 외교정책 대변인 페테르 바이어는 T모바일이 압력에 굴복했다며 "측은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프랑스 재무부 또한 "프랑스 기업의 포용 정책에 대한 미국의 개입은 정당화될 수 없는 관세 위협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각국 주재 대사관을 통해 미국과 거래하는 외국 업체에도 DEI 폐기 명령을 적용하겠다고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T모바일은 미국 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DEI 정책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지만, 이는 독일과 유럽 내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사안은 미국과 유럽 간의 무역 관계와 기업 윤리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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