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토미 틸리카이넨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 감독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떠난다.
대한항공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에 세트스코어 1-3(20-25 25-18 19-25 23-25)로 졌다.
정규리그 3위 대한항공은 2위 의정부 KB손해보험 스타즈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를 치르고 올라왔다. 하지만 적지에서 치른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에서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고, 3차전까지 고개를 숙이면서 우승 트로피를 현대캐피탈에 내줬다. 5년 연속 트로피 행진 도전도 무산됐다.
경기 후 만난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현대캐피탈에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모두가 이 우승에 갈망한 만큼 더 축하해주고 싶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챔피언결정전은 매우 빡빡한 경기이자 아쉬운 경기였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아쉬운 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결과는 이미 나왔다. 현대캐피탈이 저희보다 훨씬 더 잘했다"고 했다.
2021-2022시즌부터 대한항공을 이끈 틸리카이넨 감독은 부임 후 첫 시즌부터 지도력을 증명했다. 대한항공의 창단 2번째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구단의 4시즌 연속 통합우승과 구단 사상 첫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 대업까지 이뤄냈다.
하지만 틸리카이넨 감독과 대한항공의 여정은 올 시즌 끝난다.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오늘 대한항공에서 마지막 경기를 했다. 한국에서 여정은 정말 재밌었고 좋았다. 대한항공과 팀에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대한항공의 미래는 밝다. 젊은 피 수혈이 많이 됐고, 그 선수들은 갈망도 크다. 앞으로 팀에 큰 힘이 될 거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준우승이라는 성적표로 인해 팀을 떠나는 건 아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결과에 따라 사임하는 건 아니다. 그전부터 결정된 사항이다"라며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조만간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싶다. 물론 배구와 관련된 일이 될 것이다"라고 웃었다.
한국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후 2021-2022시즌 KB손해보험과 치른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서 좋은 순간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KB손해보험 케이타와 5세트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던 게 가장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물론 승리하는 건 정말 좋은 순간이고 재밌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겼을 때 좋은 느낌은 빨리 없어진다. 오히려 훈련하는 체육관 안에서 재밌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이런 기억들이 더 오래 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지휘봉을 내려놓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당분간 한국을 즐기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조금 쉬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한국 음식도 먹고 싶다. 그리고 미래를 계획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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