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추성훈이 양곱창을 씹으며 꺼낸 이 한마디에, 고향을 향한 뿌리 깊은 애정이 묻어났습니다.
25년 전, 유도선수 시절에 처음 발을 디딘 부산. 그는 낯선 한국 땅에서 유일하게 마음 놓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장소로 한 곱창집을 떠올립니다. 당시 선배들과 함께한 자리,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곱창 한 점에 흘러간 시간들이 응축돼 있었죠.
정국처럼 나도 ‘부산 아들입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반복되는 단어는 ‘부산’이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부산은 제 두 번째 고향”이라며, 정국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BTS 정국도 부산 출신이잖아요? 자랑스럽죠. 저도 부산 아들이에요.” 이 말에선 후배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자신도 그만큼 부산을 대표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러고는 갑자기 비교 타임.
정국에서 시작해 베컴으로 넘어가더니, 급기야 손흥민에게 인스타 DM을 보내겠다고 선언합니다. “나도 운동 좀 했어요~”라며 웃어 넘기지만, 그 안엔 여전히 자신을 ‘운동선수 추성훈’으로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걸지도 모르죠.
부산에 있는 양곱창집이 이전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맛이 변했을까 걱정하며 다시 찾습니다. 그리고 첫 입을 넣는 순간,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감정이 북받친 듯 일그러졌어요. “똑같다… 진짜 그대로다”라는 짧은 말에 그가 얼마나 많은 걸 기대하고 있었는지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이곳을 처음 데려가 준 선배 ‘준희 형’이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말없이 양곱창을 굽다 잠시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추억을 씹고 있었던 거죠.
추성훈의 영상은 단순한 먹방이 아니었습니다.
부산이라는 공통의 고향을 통해 정국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양곱창이라는 음식을 통해 잊고 있던 기억과 사람들을 다시 소환해냅니다. 그는 마늘 없이 못 사는 남자라며 웃음을 주다가도, 정작 볶음밥 한 숟갈에선 진심이 묻어나오죠.
정국이 BTS로 세계를 누비고, 추성훈이 링과 방송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지금. 두 사람 모두에게 ‘부산’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가슴 한 켠을 따뜻하게 채우는 단어일 겁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 공통의 정서를 우리도 이 한 편의 영상에서 함께 맛볼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양곱창 한 접시에 담긴 진심, 그게 바로 진짜 ‘부산 스타일’입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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