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타고니아, 끝과 시작'은 이인구 시인의 첫 장편소설로, 인생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사랑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노년에 접어든 주인공 태진과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 넬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태진은 은퇴 후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그림에 전념하지만, 전문 화가로 인정받는 일은 그에게 높은 벽처럼 느껴진다.
태진은 히말라야, 킬리만자로, 고비사막 등 여러 곳을 여행하며 자신을 짓누르는 것들을 내려놓으려 하지만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낀다. 그러던 중 파타고니아로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동유럽 출신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여성 넬라를 만나게 된다. 태진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하고, 두 사람은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기지만 서로의 현실적인 벽을 넘지 못한다.
이 소설은 태진과 넬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들의 감정적 여정과 현실의 한계를 낭만적으로 그린다. 1부 '한 시간 그리고 한나절'은 태진과 넬라가 파타고니아에서 처음 만나는 과정을, 2부 '지구 반대편에서'는 넬라가 솔직한 감정을 담아 태진에게 보낸 편지를, 3부 '다시 파타고니아'에서는 태진이 넬라와의 재회를 위해 다시 파타고니아로 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 속에서 태진은 자신의 이름을 'TJ'로 불러달라고 요청하지만, 그가 한국에 아내와 자녀를 둔 남편이자 아버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두 사람은 예정된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이인구 시인은 파타고니아의 풍경과 두 주인공의 내면을 시적인 언어로 묘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예를 들어, "빙하들은 무너져 내리거나 녹아 버리기 전까지 모양과 형태는 바뀌어도 자신만의 색깔을 그대로 갖고 있어 시작과 끝이, 탄생과 종말이 한결같은 생명체였다. 그로서는 갈구하면서도 도달하지 못했던 삶의 본모습을 보고 있는 듯했다."라는 구절은 작품의 주제를 잘 드러낸다.
이인구 시인은 '늦은 고백'(2006), '그대의 힘'(2013), '거기 그곳에서'(2017), '달의 빈자리'(2021) 등 다수의 시집을 펴낸 바 있으며, '파타고니아, 끝과 시작'은 그의 첫 소설 작품이다. 책과나무에서 출간된 이 소설은 총 392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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