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 “파면” 결정에 현장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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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 “파면” 결정에 현장 아수라장

한국대학신문 2025-04-04 17:00: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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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변호인단 집회 참가자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윤채빈 기자)
국민변호인단 집회 참가자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윤채빈 기자)

[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4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이날 이곳은 고요함 속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12번 출구 앞에는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이하 변호인단)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며 집회 준비에 나섰다. 집회가 열릴 전쟁기념관 광장은 이른 시각부터 집회 참가자, 일반 시민, 취재진으로 북적였고, 오전 10시 집회를 앞두고는 조직적 움직임도 포착됐다.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약 200m 떨어진 도로에는 관광버스 5대가 일렬로 배치됐다. 한 집회 참가자가 “버스를 치우라”고 소리치자, 관계자는 “시민 안전을 위한 조치”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경찰은 전쟁기념관 정문과 동·서문 등 주요 출입구에 인력을 분산 배치하고, 관광버스 앞에도 50m 간격으로 8명씩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변호인단은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 안쪽에 의자를 정렬하며 집회 준비를 서둘렀다. 진행 요원은 기념관 내부에 앉아 있는 참가자들에게 “기념관 내부에서는 시위가 금지돼 있다”며 “광장에 앉아 대기해달라”고 안내했다.

이번 집회에 참가한 50대 여성은 “헌정 질서가 지켜지는 순간을 직접 보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30대 남성은 “전국을 돌며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는데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이 의외로 많다는 걸 느낀다”며 “이번 심판 결과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국민변호인단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윤채빈 기자)

오전 10시 10분. 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탄핵 기각” 등의 구호를 20분 가까이 외쳤다. 사회자는 음악을 틀며 분위기를 띄웠고,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현장에는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들도 눈에 띄었다.

오전 10시 50분. 대형 스크린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선고 생중계가 시작됐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선고 요지를 읽어 내려가자, 현장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헌재는 약 22분 동안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절차적·실체적 쟁점을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에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나올 때마다 참가자들은 문 대행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사진=윤채빈 기자)
집회 참가자들이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사진=윤채빈 기자)

오전 11시 22분. 문 대행이 “주문.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말을 마치자,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인정할 수 없다”고 울부짖었다.

70대로 보이는 남성은 취재진을 향해 달려들며 “사진 찍지 마라. 가짜뉴스 만들지 마라”고 소리쳤다. 60대 여성은 “기자 자격도 없는 자들이 카메라나 들고 있다”며 “언론은 사라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집회 관계자들이 이들을 현장에서 끌어내며 상황은 가까스로 정리됐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 직후, 70대 남성이 취재진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사진=윤채빈 기자)

50대 남성 참가자는 “이번 결정은 윤 대통령의 법치주의 수호 의지를 짓밟은,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청년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원하는 후보를 내서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30대 남성은 “정치적 성향을 밝힐 수 없지만, 분노가 올바른 방식으로 표출되길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파면 결정 직후, 경찰은 보호 장비를 갖춘 경찰 50여 명을 추가 배치했다. 대통령실은 본관 외벽에 걸려 있던 ‘봉황기’를 내렸다.

한편 같은 시각, 윤 전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도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촛불행동 등 탄핵을 지지하는 단체는 파면 결정이 내려지자 “탄핵! 탄핵!”을 외치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촛불행동은 파면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은 주권자 국민의 승리”라며 “이제 민주정부 수립과 내란세력 청산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22분을 기점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하게 된다. 차기 대선은 탄핵 인용 후 60일 이내에 치러야 하는 만큼 6월 3일 이전에 열릴 것으로 점쳐진다.

파면 결정 직후에는 보호 장비를 착용한 경찰 50여 명이 현장에 추가 배치됐다. (사진=윤채빈 기자)
파면 결정 직후, 경찰은 보호 장비를 갖춘 경찰 50여 명을 현장에 추가 배치했다. (사진=윤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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